요즘 초등생들이? 돌아온 바퀴신발 '힐리스' 유행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건희 기자 2016.07.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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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더이슈]10여년 전 인기몰이… 최근 초등학생에 인기, 품절로 해외직구하기도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13년 만에 다시 유행하고 있는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 /사진=flickr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13년 만에 다시 유행하고 있는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 /사진=flickr


요즘 초등생들이? 돌아온 바퀴신발 '힐리스' 유행
# 직장인 A씨(26)는 2003년 한 가수가 무대에서 타고 나온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에 빠져 그해 내내 신고 다닌 기억이 있다. 13년이 지난 뒤 A씨는 11살 조카에게 추억 속에 묻어둔 이름을 다시 듣게 됐다. 그 이름은 힐리스. 조카는 친구들은 모두 갖고 있는데 부모님이 사주지 않는다며 A씨에게 사달라고 졸랐다. A씨는 조카의 모습을 보며 "유행은 돌고 돈다"고 생각했다.

힐리스(Heelys)가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신발 양쪽 밑창에 바퀴가 달려 있어 인라인스케이트처럼 미끄러지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힐리스는 2003년 가수 세븐이 무대 퍼포먼스로 선보였던 '그때 그' 신발이다.



그해 상반기에만 4만 켤레가 넘게 팔리며 힐리스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열풍이 일찍 식었다. 가짜 상품도 난무해 품질 문제까지 생기자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안전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결국 힐리스는 2005년을 기점으로 자취를 감췄고, 한 때의 추억으로 남았다.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니켈로디언'에서 광고 중인 힐리스. /사진=니켈로디언 홈페이지 캡처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니켈로디언'에서 광고 중인 힐리스. /사진=니켈로디언 홈페이지 캡처
한국과 달리 힐리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이 힐리스를 스케이트보드와 인라인스케이트처럼 묘기를 부릴 수 있는 스포츠로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팬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기술 가이드나 경연 대회 영상을 공유했다. 2013년 힐리스 유럽지사가 만든 힐리스 기본기를 배우는 영상은 20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올렸다.



힐리스는 2014년부터 전 세계 2억명 넘는 어린이들에게 방영중인 엔터테인먼트 채널 '니켈로디언'(Nickelodeon)의 후원사로 계약하는 등 거대 브랜드가 됐다.

올해 3월 한국의 한 신발업체가 힐리스를 다시 정식 수입했다. 성공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시도였다. 지난 해에는 아이돌 그룹 '스피드'가 힐리스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수입업체는 어린이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3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제품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5월 들어 "어린이날 선물로 힐리스를 구매했다"는 후기가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한 블로거는 "자녀동반 친구들 모임에 나갔다 한 아이가 신고 나온 힐리스에 모든 아이들이 부러운 눈빛을 보였다"고 밝혔다. 5월 중순께엔 힐리스 제품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전부 품절됐다.


업체는 8월 재입고를 예고했지만 부모들은 해외직구(직접 구매)까지 나서는 상황이다. 자녀의 성화에 못 이겨 해외직구로 구매했다는 한 블로거는 "힐리스를 타는 또래들이 하나씩 생기다보니 아이도 따라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점원은 14일 "지금도 평일 15통, 주말 30통의 입고 문의 전화를 받는다"고 전했다.

힐리스코리아에서 공개한 힐리스 타는 방법 매뉴얼. /사진=힐리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힐리스코리아에서 공개한 힐리스 타는 방법 매뉴얼. /사진=힐리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때 힐리스를 즐겼던 세대에서 사주는 세대로 변한 부모들은 힐리스 재유행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안전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신발을 사주면서 '부모가 보는 앞에서만 타기'를 원칙으로 정했다. 일부 초등학교는 '힐리스 타고 등교 금지' 등의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이에 판매처에서도 힐리스를 안전하게 탈 것을 당부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관계자는 "제품을 비치할 때 헬멧과 보호대 등 안전 장비를 함께 놓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업체 역시 "안전 장비를 꼭 착용한 뒤 제품을 이용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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