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공포로 '금' 사재기? 실제론 차익실현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6.06.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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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골드뱅킹 잔액 5363억원, 전날보다 76억원 감소…금값 급등하자 차익실현 매물 증가

브렉시트 공포로 '금' 사재기? 실제론 차익실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내 금 투자자들은 브렉시트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 기준으로 국내 주요 은행들의 골드뱅킹 총 잔액은 5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5439억원보다 76억원 줄어든 수치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잔액이 4553억원에서 4488억원으로 65억원 감소했고 KB국민은행이 672억원에서 664억원으로 8억원, 우리은행은 214억원으로 211억원으로 3억원 각각 줄었다.

골드뱅킹이란 고객이 은행 계좌에 입금한 돈으로 금 시세와 환율 등을 고려해 금을 사 통장에 적립하는 투자방식이다. 국내 주요 은행에서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만 골드뱅킹을 운영하고 있다.



골드뱅킹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금 통장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금을 일부 팔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24일 기준 골드뱅킹 금 잔량은 1만1466㎏(킬로그램)으로 전날보다 155㎏ 감소했다.

브렉시트 당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투자자들이 금을 찾았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국내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확정에 따른 금값 급등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금값은 지난달말 1g(그램)당 4만6620원에서 지난 24일 4만9420원으로 올랐다. 특히 24일 당일에만 5%(2370원) 급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브렉시트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값이 급등하자 차익을 노린 매도 물량이 증가하면서 골드뱅킹 잔액이 감소했다"며 "일부 PB들은 투자자에게 금값이 많이 오른 만큼 일부 차익실현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골드바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골드바 판매액이 지난 5월 6억7100만원에서 이달 들어서는 24일까지만 18억3200만원어치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브렉시트가 확정된 24일에만 7300만원어치의 골드바가 판매됐다. NH농협은행에서도 이달들어 6억7000만원어치의 금이 팔렸고 24일에는 2000만원어치가 판매됐다.

골드바는 골드뱅킹보다 금에 장기 투자하려는 큰 손들이 많이 찾는다. 골드바는 실물 금을 사서 직접 보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거래가격의 5%로 1%인 골드뱅킹보다 비싼데다 거래단위도 크기 때문이다. 골드뱅킹은 실제 금을 보관하지 않고 소액으로도 금 투자가 가능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일반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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