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브렉시트 예상? "이미 영국서 짐쌌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6.06.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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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 LG 유럽본부 작년 독일로 옮겨… 삼성도 브렉시트 이슈 전부터 이전 추진

삼성·LG, 브렉시트 예상? "이미 영국서 짐쌌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탈UK(United Kingdom)'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 현지법인을 가동 중인 주요 기업들은 주말에도 브렉시트 결정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현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수립한 중장기 플랜을 가동 중 인터라, 이번 브렉시트 통과로 인한 즉각적인 경영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존 전략의 이행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한 전자기업의 유럽영업 담당자는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브렉시트로 인해 영업환경이 크게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미 시나리오별 대응책 등을 마련해 왔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현지법인 축소 가능성에 대해선 "그리 성급하게 처리할 문제는 아니다"며 "브렉시트가 이슈가 되기 한참 전부터 한국 전자기업들은 이미 유럽 시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브렉시트의 결정으로 이같은 플랜을 실행하는 속도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지역 본부를 영국에서 다른 국가로 옮기는 '탈(脫)영국'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지난해 말 영국법인(LGEUK)에 있던 유럽지역 대표를 독일 뒤셀도르프로 옮겼다. 이에 따라 부사장급이던 영국법인장 자리는 상무급으로 변경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영국보다는 독일이 유리하다고 판단, 유럽지역 본부를 독일로 옮기고 영국에는 판매법인만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 영국법인 소속 직원수는 2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브렉시트 이슈가 부상하기 전부터 영국에 있는 구주총괄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런던 근교 철시(Chertsey)에 있는 삼성전자 영국법인(SEUK)은 세트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판매법인으로, 엄영훈 부사장이 이끄는 구주총괄이 현재 이곳에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영국에 있는 구주총괄을 네덜란드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유럽지역 주재원은 "삼성전자의 구주총괄이 네덜란드로 옮겨간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구주총괄이 어느 국가로 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1995년부터 영국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거래선 관리를 위해 설립된 판매법인으로, 이번 브렉시트로 인한 경영상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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