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출렁이는 금융시장…"믿을 건 부동산 뿐?"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6.06.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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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부동산 전망…"주식보단 부동산, 강남에 돈 몰릴 것" vs "2008년 충격 재현될 수도"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불안한 증권·금융시장보다는 '불패신화'의 역사를 써온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때 처럼 세계 경제의 충격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4일 영국이 국민투표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자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1.47포인트(3.09%) 하락한 1925.24로 마감해 4년여 만에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32.36포인트(4.76%) 떨어진 647.16으로 거래를 마쳤고 낙폭이 커지자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불안해진 금융시장 분위기 속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으로 더욱 돈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 있는 반면 주식 시장과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상승세를 예상하는 근거는 "그래도 믿을 건 부동산 뿐"이라는 '불패신화'에 기대는 투자심리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견제하는) 상황에서도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오래 간 적이 있느냐'하는 심리가 있다"며 "몇 주 동안은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일단 방향성은 상승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미 투자상품화된 부동산 역시 외부 요인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시장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부동산은 금융자산의 대체자산인데 투자상품화가 되면서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재건축, 분양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고 그 다음이 일반주택, 상가, 토지 순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투자은행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800대였던 코스피지수는 6개월 만에 1000아래로 떨어졌고 아파트 값 역시 1년 동안 30~40% 가까이 하락했다. 박원갑 위원은 "브렉시트가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같은 충격이라고 보긴 어려우나 충격이 장기화하면 부동산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욱 우리은행 WM(자산관리)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저금리 시대에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렸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부동산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브렉시트 영향에 대해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지만 경제기초(펀더멘탈)가 불안한 현재 브렉시트가 경기침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리지만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에는 공통된 시각을 보였다. 이상우 연구원은 "상대적 안전자산인 강남권 부동산에 돈이 몰릴 것"이라며 "안 되는 지역은 더욱 안 되는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 양극화는 심해진다"며 "부동산 대출규제까지 이어지면 지방 부동산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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