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결과적으로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다음날인 24일 투표 결과가 유럽 탈퇴로 드러나자 달러 대비 파운드는 장중 사상 최고 낙폭(-11%)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로도 2%가 넘게 빠졌다. 영란은행이 통화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폭락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하루만에 파운드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민감한 주제는 환율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도 불투명해졌다.
런던에서 '정원을 가꾸는 삶'이 가능한 것은 소수의 부유층 뿐이다. 런던 외곽에는 한국처럼 20~30층 규모의 아파트가 신규 건설되고 있다. 영국에서 4인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김성규씨는 "런던에서는 도저히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 교외로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며 "월세로 빠지는 돈이 만만치 않아 언제쯤 집을 살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파운드 가치가 떨어져 투자 매력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영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글로벌 부동산 업체 CBRE그룹은 24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9%가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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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지 부동산업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덱스터의 지점장 조나단 필드맨씨는 "브렉시트가 확정된 24일에도 방 한개짜리 집을 70만파운드(11억2000만원)에 매매했다"며 "런던은 주택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초고가 주택이 아닌 이상 주택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란은행이 경제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현재 0.5%에서 0%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동산 시장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브렉시트로 런던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줄어들 수는 있어도 내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과 거주지를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EU 잔류에 투표했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인들의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단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