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사진=뉴스1
31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시에서 입수한 '승강장안전문 안전운영 매뉴얼'에는 스크린도어 수리공들이 지켜야 할 세부사항들이 50개 가량 빼곡히 적혀 있었다.
예컨대, '고장 상황접수' 매뉴얼을 보면 수리공은 △상황전화를 받고 복창 △접수대장에 기록하고 중간보고와 완료보고 △신고자 신원을 6하원칙에 따라 파악 △상황접수 5분 이내에 팀장과 본부장에 보고 △불통일 경우 SMS 전송 △메트로 담당자에도 상황 통보 △다음역으로 이동시 SMS 보고 등의 내용이 있다.
서울메트로가 지난해 11월까지 수정·보완한 이 매뉴얼을 스크린도어 수리공들이 모두 지키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김씨의 경우 49개 지하철역을 6명이 수리를 맡아야 했다. 김씨는 끼니를 컵라면으로 때울만큼 밤까지 바쁘게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메트로가 작성한 스크린도어 수리공이 지켜야 할 매뉴얼./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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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준수사항이 50개가 넘는 '완벽한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은 직원 잘못이라며 사고 당시 책임 소재를 피했다. 은성PSD 관계자는 "실상은 인원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매뉴얼에는 수리공들이 바쁜 업무와는 큰 연관성이 없는 세세한 사항까지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기타사항 매뉴얼을 보면 △기술요원들끼리 몰려다니지 않는다 △흡연은 지정된 곳에서만 한다 △근무출동 전이나 회의, 보고 전 흡연을 삼가고 반드시 양치한다 △다른 회사 직원이나 승객들에게 웃는 낯으로 부드럽고 온화하게 대한다 등의 내용까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