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강공원 매점서 '참이슬·처음처럼'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6.05.31 03:55
글자크기

서울시 '음주폐해 막기' 특단조치… 매점 29곳서 '17도 이상' 술 판매 금지 추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2015.12.7/사진=뉴스1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2015.12.7/사진=뉴스1


빠르면 올해 말부터 한강시민공원 내 매점에서 도수 17도가 넘는 술을 살 수 없게 된다. 또 월드컵공원 등 서울시 직영 공원 내 매점에서도 모든 주류의 판매가 금지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4도 이상 주류광고를 TV·라디오서 못하도록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서울시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음주폐해예방 추진계획'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주류판매처를 줄이고, 청소년 주류판매를 감시하면서 홍보캠페인을 병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시가 '음주와의 전쟁'에 나선 것은 시의 음주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지역사회 건강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월간 음주율은 2009년 58%에서 2014년 60.3%로 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60%보다 높은 것이다.



특히 서울시민의 고위험음주율의 경우 2009년 16.2%에서 2014년 16.9%로 올랐다.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고위험음주율은 전국 평균인 13.5%보다 3%p가량 높았다.

이에 서울시는 음주폐해를 줄이기 위해 시 권한 내에서 시민들이 술을 살 수 있는 접근성을 낮추기로 했다.

[단독]한강공원 매점서 '참이슬·처음처럼' 사라진다
서울시는 우선 한강시민공원 내 매점 29개소에서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 주류 판매를 금지한다. 알코올 도수 17도는 대다수 한국 소주의 평균치로, 서울에서 인기 있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17.8도, 롯데주류 '처음처럼'은 17.5도다. 서울시는 한강공원 매점과 재계약시 17도 이상 주류판매 제한을 계약조건에 포함시켜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등 서울시 직영공원 22곳 내에 있는 매점 40곳에선 알코올 도수와 관계 없이 모든 주류 판매를 금지한다. 시 직영공원도 한강공원 매점과 마찬가지로 재계약할 때 주류판매 제한을 계약조건에 포함시켜 올해 말까지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강이나 서울시 직영공원 매점에서 주류 판매를 막아도 음주 자체를 막을 순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각 주류회사마다 '16도 처음처럼'이나 '참이슬 16.9' 등 저알코올 소주들이 많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주류 판매를 막기 힘들다. 특히 한강매점의 경우 주류 판매가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에 강제로 계약조건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한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TV나 라디오에서의 주류광고 금지 기준을 알코올 도수 4도 이상으로 강화하도록 정부에 법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현행법상 주류광고 금지 기준은 알코올 도수 17도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