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가 사라졌다"…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36% '뚝'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6.05.31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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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등 악재속 매매 부담은 여전…매매·전세↓ 월세·분양권↑

"거래가 사라졌다"…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36% '뚝'


총선 이후 신규 분양 물량 증가와 함께 청약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과 달리 기존 주택 시장의 거래 실종은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존 주택 매매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마곡단지 등 신규 입주 물량 증가와 강남 재건축발 이주 수요가 분양·입주권 거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올 1~5월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3만4999건으로 전년 동기의 5만4598건에 비해 35.9% 감소했다.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별로도 올해 매매 거래량이 전년도 수준을 웃도는 곳이 한 곳도 없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봄 이사철인 3~5월, 3개월 모두 월별 거래량이 1만건을 웃돈 반면 올해는 △3월 7051건 △4월 8539건 △5월 9038건 등 월별 기준으로 거래량이 1만건을 넘긴 달이 한번도 없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금리상승 등 악재로 인해 연초 위축됐던 매매 거래가 차츰 회복될 것이란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매매 거래와 함께 전세 거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올 1~5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만44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7188건을 1만2700여건 밑돌았다. 올해 전세 거래량은 이전 전세 계약 시점인 2014년 1~5월(5만6949건)과 비교해도 1만2000건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거래는 △2014년 1만9300건 △2015년 2만4855건 △2016년 2만6267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서울 부동산 거래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분양·입주권 거래 증가다. 올 1~5월 서울의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 건수는 3760건으로 전년 동기(3110건) 대비 약 21% 증가했다. 특히 올해 분양·입주권은 1~2월 합산 987건이던 거래량이 3~4월에는 1819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어진 5월 거래량도 올 들어 월간 최고인 954건을 기록했다.


올해 분양·입주권 거래는 마곡단지 개발에 따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강서구(508건)와 강남, 마포 등 인근 지역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성동구(489건)와 서대문구(434건) 등이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금리상승 등으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기존 주택 매매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어 5월부터 지방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확대 시행되는 등 주택 매매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반면 청약시장 호조,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 등에 힘입어 투자 차익을 노린 분양·입주권 거래 활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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