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수리직원의 죽음, 언제까지 계속되나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6.05.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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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구의역서 20대 수리직원 사망…서울메트로 "수리업무 자회사로" 강남역 사고와 같은 대책

28일 오후 5시57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점검보수작업 중이던 유지보수업체 직원 김모씨(19)가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뉴스128일 오후 5시57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점검보수작업 중이던 유지보수업체 직원 김모씨(19)가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뉴스1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던 20대 작업자가 사망한 가운데 2호선 관리 주체인 서울메트로에 비판이 쏠리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앞서 유사 사고가 이어졌을 때 대책마련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메트로는 28일 오후 5시47분 김모씨(20)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잠실 방향 플랫폼에서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가 고장나자 구의역은 이날 오후 5시쯤 시설관리 외주업체인 은성PSD에 수리를 요청했고, 은성PSD 소속 김씨가 5시50분쯤 현장에 나와 스크린도어 철로 안쪽을 수리했다. 그러나 열차가 진입하면서 김씨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수습을 위해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26분 만에 재개됐다.

이번 사고는 총체적인 안전불감증 탓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스크린도어 수리는 '2인1조 작업'이 원칙이지만, 김씨는 홀로 수리하다 변을 당했다. 지하철 운영 차질로 고장 역사에서 급하게 요청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수리직원 숫자도 한정적이라 위험을 감수한 채 불가피하게 홀로 수리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울러 서울메트로는 이날 수리에 앞서 열차 감시자를 배치하지 않았으며, 열차 운영실에 작업자가 출동한 사실도 통보하지 않았다. 또 열차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작업표지판도 부착되지 않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서울메트로와 별개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의 스크린도어 수리직원 사망 사고는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2013년 1월 은성PSD 소속 작업자가 성수역에서 숨졌다. 지난해 8월에는 유진메트로컴 소속 작업자가 강남역에서 숨졌다. 홀로 작업하다 진입하는 지하철에 치여 숨진, 매번 같은 원인과 결과의 사고였다.


서울메트로는 이날 오후 9시 구의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스크린도어 관리 업무를 외주 주는 방식에서 자회사 운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남역 사고 당시에도 '스크린도어 업체를 외주 대신 직영화 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9개월 만에 또 같은 사고가 났다. 서울메트로의 '개선 의지'에 비판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 밖에도 서울메트로는 장애물검지센서를 기존 적외선 검지센서에서 레이저 스캐너로 교체하는 등 세부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강남역에서 난 것과 유사한 사고가 난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인과 유가족에 대해 장례절차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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