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만화 4대천왕', 한국판 어벤져스가 온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6.05.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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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삼성맨'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온라인유통 만화로 45억 매출-영업익 8.5억

/사진제공=미스터블루 /사진제공=미스터블루


청풍, 이군악, 능운비, 골통 등 국내 무협만화 4대천왕(황성, 야설록, 사마달, 하승남)의 대표 캐릭터가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룬다. 그리고 힘을 모아 적을 무찌른다. 무협만화 마니아들에게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 한국판 '어벤져스'다.

상상을 현실화하는 '4대천왕 프로젝트'를 기획 중인 조승진 미스터블루 (2,540원 ▼95 -3.61%) 대표(사진·59)를 최근 서울 동교동 본사에서 만났다. 공학도였던 조 대표는 대학 졸업 후 13년 간 삼성맨 생활을 하다 2002년 미스터블루를 설립했다. 만화가 좋아서 시작한 사업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일이 커졌다.



조 대표는 만화를 넘어서 국내 대표 무협 캐릭터가 모인 게임까지 기획하고 있다. 그는 "마블 어벤져스의 히어로처럼 국내 무협만화 작가들을 대표하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있다"며 "이들을 한 곳에 모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로는 특별작 형태가 될 것"고 덧붙였다.

'4대천왕 프로젝트' 기획 소식을 들은 작가들의 반응 긍정적이다. 조 대표는 "작가들이 많이 좋아한다"며 "새로운 작품에 맞는 공통된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향후 부탁해야한다"고 했다. 무협만화 마니아층이 많아 시장성도 충분하다는 게 조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가 한국판 어벤져스를 구상할 수 있었던 것은 미스터블루가 황성, 야설록, 사마달, 하승남 등 국내 무협만화 빅4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들 만화의 2차 저작물을 만들 수 있는 미스터블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조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와 2000년 초부터 시작된 인터넷 열풍을 접목시켜 미스터블루를 만들었다. 그는 "당시 오프라인 만화시장이 줄어들면서 만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었다"며 "또 작가들은 나름대로 만화를 유통시킬 시장을 찾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만화 플랫폼 사업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사진제공=미스터블루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사진제공=미스터블루
특히 조 대표는 만화를 인터넷에서 유통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저작권을 사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플랫폼 사업은 벌어들이는 수익의 60~70%를 작가에게 줘야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한정적이었다"며 "아예 저작권 사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우선 저작권을 산 뒤 유통과 2차 저작물 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온전히 챙기는 방식이다.


이렇게 사들이 저작권이 타이틀로는 총 3655종(6만1960권)에 이른다. 국내 최대다. 또 미얀마에는 약 160명 규모의 작화 외주센터를 두면서, 작가→시나리오→미얀마 외주→오프라인 발매→온라인 서비스→2차저작물의 사업구조를 갖췄다. 올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유료 웹툰 서비스도 시작했다.

사업의 수익성은 좋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18.7%(영업이익 8억49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억8900만원에서 45억3000만원으로 10.8% 증가했다. 최근에는 중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에오스라는 게임도 인수했다.

조 대표는 "아직 매출과 영업이익의 규모는 작지만 내용은 강하다"며 "미스터블루를 플랫폼에서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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