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2년 마감 "선진화법 해결못해 아쉬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6.05.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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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퇴임 회견 "중도세력 빅텐트 펼 것…자기정치 비판은 오해"

 25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마친 정의화 국회의장이 로텐더홀을 지나고 있다. 2016.5.25/뉴스1 25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마친 정의화 국회의장이 로텐더홀을 지나고 있다. 2016.5.25/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퇴임 기자회견을 끝으로 2년의 의장 임기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29일 공식임기를 마치면 5선의원으로 20년간 머문 국회도 떠난다.



정 의장은 최근 수년간 정치적으로 가장 주목받은 국회의장이다. 의회 수장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 덕에 국회의장을 명예직 정도가 아니라 실질적 영향력이 있는 직무로 바꿨다는 평가다. 특히 국회법 개정 등 행정부와 입법부간 권한과 견제를 둘러싼 법과 제도 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는 이런 모습을 지지했지만 비판도 받았다.

정 의장은 이날 퇴임회견에서도 19대국회가 마지막으로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정부의 우려가 지나치다며 소신발언을 계속했다.



정 의장은 "국회운영제도 개선 국회법 개정안 중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 부분을 두고 일부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비판이 있다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개정 국회법이 이번 정부가 임기 끝까지 국정을 원만히 운영하는 데 오히려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 개정안에 대한 정부의 반발을 의식한 듯 "아직도 권위주의 시절에 살고 있는 정치권 일부와 구시대적 행정편의주의에 젖어있는 일부 공직사회의 인식부터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오래전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사하고, 특정한 국정사안을 조사하는 것은 헌법 61조에 규정되어 있는 국회의 당연한 책무"라며 "과거의 일부 청문회에서 나타났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식의 회피성 주장"이라고 밝혔다.


취재진과 문답에서는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 운영에 관계된 일은 국회에 맡겨두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한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마친 정의화 국회의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5.25/뉴스1 25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마친 정의화 국회의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5.25/뉴스1
정 의장은 26일 국회에서 자신이 주도한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을 출범한다. 이를 통해 중도보수 여권과 야권일부까지 교감할 수 있는 정치결사체가 탄생할지 주목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공자의 말씀중 '지불가만' 즉 자기의 뜻을 가득 채우는 건 불가하다는 말씀으로 대답을 대신하겠다"면서도 "건전하고 미래지향적 중도세력을 규합할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낡은 정치를 바꾸려면 정치의 틀 역시 바꿔야 한다"며 이념과 진영논리 극복, 초당적 협력, 국민 목소리 수용과 같은 '협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정치질서를 열어나가는 길에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며 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개헌 논의와 선거제도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새누리당 복당 여부엔 "새누리당이 어려운 국민들을 위한 따뜻한 보수가 되지 않고 계속 무능하고 나태한 보수로 제게 인식되면 (법적으로) 자동 복당이 돼도 탈당할 수 있다"며 "그 시기는 좀 봐야 한다"고 했다. 여당에서 자신을 향해 '자기 정치'라는 비판이 나온 데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 재임중 19대 국회 후반기는 세월호 참사 관련 특별법과 예산안을 헌법·법률이 정한 시한 내 처리하는 사례를 만들었고 국민적 찬반이 뜨거웠던 김영란법, 공무원연금 개혁 등 주요 법안들도 처리했다. 국회가 각종 문화행사와 '문턱' 낮추기 등 국민 속으로 다가가려 노력한 점도 평가된다. 반면 여야가 극심한 정쟁에 발목 잡혀 일하지 못하는 '식물국회'가 됐다는 비판, 국회선진화법 논란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20대 국회로 넘긴 점 등은 아쉬운 대목이다.

정 의장은 연중 상시국회와 대정부질문제도 개선 등 국회 운영, 유라시아 의장회의·한일의회 미래대화와 같은 의회외교에서 결실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단 "남북국회의장 회담이 불발됐다"며 "국회선진화법을 제가 '결자'는 아니지만 '해지'(해결)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위해 국회는 도대체 무엇을 했냐는 따가운 질책에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라면서도 "정치와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사회도 바뀌기 힘들다. 정치가 싫고 국회가 밉다고 외면하지 마시기를 국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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