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런웨이]두산家 별종 박서원, 배기바지 입는 이유

머니투데이 강선미 기자, 마아라 기자 2016.05.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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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원 두산 전무

편집자주 어디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에게는 옷차림, 헤어 등의 스타일 또한 경쟁력이다. 가장 잘 맞는 스타일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한 정치·경제 리더들의 스타일링 팁을 파헤쳐본다. 리더스 런웨이!

[리더스런웨이]두산家 별종 박서원, 배기바지 입는 이유


박서원 두산 전무(CSO)의 패션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동그란 민머리, 배기바지 그리고 나이키운동화.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두산면세점 오픈 행사에 참석한 박 전무는 흰색 셔츠와 검은색 배기바지 차림에 깔끔한 블랙 투버튼 재킷을 착용했다. 박 전무는 바지 밖으로 꺼내 입은 셔츠는 재킷과 길이가 비슷한 것으로 골라 깔끔한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발목이 드러나는 길이의 배기 바지에 클래식한 디자인의 모노톤 러닝화를 착용해 편안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이 운동화는 10만원대 나이키 코르테즈 라인 제품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에 포인트가 된 화사한 분홍색 패턴 넥타이는 벨트선에 맞게 매 정석을 따랐다. 대신 타이의 매듭을 좁게 해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드러냈다.

이날 박 전무는 말쑥한 정장에 검정 구두를 착용한 임원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다. 면세점 사업을 이끄는 임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스타일은 일반적 패션공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박서원 두산 전무가 지난달 열린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 행사에 배기바지와 나이키운동화를 신고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박서원 두산 전무가 지난달 열린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 행사에 배기바지와 나이키운동화를 신고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 전무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패션행사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컨퍼런스'에서도 독특한 코디로 언론의 집중을 받았다. 당시 박 전무는 빈티지 재킷에 검정색 배기바지와 나이키 러닝화를 매치했다. 2013년 KBS 토크쇼 '두드림'에 출연할 때에는 배기바지에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가죽신발을 신고 나와 '별종 재벌 4세'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같은 패션을 고수하는 이유는 2011년 펴낸 자전적 수필집 '생각하는 미친놈'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책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쉽게, 그리고 오래 기억되고 싶다. 입을 열어 소개하기 전에 이미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만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전달하고 싶다"고 적었다. 그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독창적인 패션 스타일로 나타냈다.

또한 정장이 아닌 캐주얼 의상을 입는 이유도 책에서 밝혔다. 그는 "권위나 위엄 같은 것이 나와는 어울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게 사장실을 멋지게 차려놓는다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격식을 갖추는 자리에서는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통념을 깼다.


박 전무만의 '별종 스타일'은 경영에서도 색깔을 냈다. 광고회사 빅앤트 인터네셔널 대표로 일할 당시 '바른생각'이라는 이름의 콘돔을 만들어 팔았다. 청소년 성교육 캠페인을 위해 금기 영역으로 여겨지는 성 영역을 과감히 건드렸다.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아들인 박 전무는 재벌가 3·4세들이 흔히 걷는 경영수업도 거부했다. 광고회사를 직접 차리고 세계 5대 국제광고제에서 상을 휩쓸며 '광고쟁이'로서 인정받은 뒤, 두산 계열 광고회사 '오리콤'에 스카우트됐다. 현재 박 전무는 '오리콤 부사장'과 '두산 유통전략담당 전무'를 함께 맡고 있으며, 자신이 차린 광고회사 '빅앤트 인터내셔널 대표' 직책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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