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긴 30분에 입나온 증권맨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안재용 기자, 김남이 기자 2016.05.24 17:33
글자크기

채권시장 전문가 "현·선물 시장간 연계성 높아질 것"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오는 8월부터 국내 증시 정규거래가 30분 연장되는 것과 관련해 증권사 직원들이 표정이 좋지 못하다. 거래대금은 늘어날 수 있다지만 직원들이 받는 업무 스트레스가 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자산운용업계도 상황은 같다.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증권사들의 수익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로 인해 펀드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등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24일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거래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매니저들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통 펀드매니저들이 장 시작후 1시간, 장 마감전 1시간 정도 시장에 집중하는데 거래시간이 길어지면 시장 분위기는 더 느슨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주식매매를 적절한 시간내에 마치고 나머지 시간에 기업탐방을 가는 경우가 많지만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시장을 더 많이 봐야하는 불편함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펀드시장 자금흐름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시행초기 눈치보기 매매가 있을 수 있지만 펀드자금 자체는 시장 전망 따라 들어오는 오는 것이지 매매시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도 부담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영업지점에서 자산관리와 창구 쪽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마감시간이 늦어져서 불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점 창구에서는 3시에 장마감한 후에 4시까지 정산해서 은행에 현금을 가져가는데, 시간이 30분 늦어지면 큰 부담이 된다"며 "은행마감은 은행 영업 종료시간과 맞춘 것이어서 증권사 마음대로 늘릴 수가 없다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공모청약 마감시간이 30분 정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홍보가 잘돼 있지 않으면 초기 거래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3시가 마감인 줄 알고 거래를 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시장가를 동시호가로 착각하고 거래를 할 수 있다.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홍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애널리스트의 탐방시간이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브로커들의 피로도는 더 증가한다. 장 운영시간 동안 매매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피로도와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점심을 먹을 때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30분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업무 스트레스는 더 가중되고 실수와 불필요한 거래가 나올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거래 연장으로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큰 영향은 없겠지만 그간 거래시간이 달랐던 현·선물 시장간의 연계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채권 선물시장이 연장되면서 헤지거래를 하거나 차익거래하는 투자자들에게 유리해질 것"이라며 "채권 현물시장은 4시에서 4시반정도까지 거래가 되는데 선물시장은 상대적으로 일찍 마감이 돼 불일치되는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만기 국채선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많았는데 거래시간이 늘어나 외국인 거래가 용이하게 되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30분이 늘어나는 만큼 시차가 있는 외국인들의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