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이 부르던 '호당 50만원'…그림 값 운명은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6.05.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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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화랑가에 "호당 40만~50만원 돼야"…실거래가 20만~30만원, '대작' 논란 후 낮은 매입 시도

'대작 논란'에 휩싸인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사진=뉴시스 '대작 논란'에 휩싸인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사진=뉴시스


'대작 논란'에 휩싸인 조영남의 그림 거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조영남의 그림이 남의 손을 빌려 그려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평가가 가혹해질 조짐이다. 일부에서는 저가 매수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정상적인 거래가 '올스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영남 작품을 취급해온 리서울갤러리에 따르면 조영남이 작품 판매를 맡기며 요구하는 작품 호당 가격은 40만~50만원 선이다. 대학교수 또는 미술계 중견 전업작가의 가격 선으로 설명했다.



조영남은 과거 한 TV 방송 인터뷰에서 그림값에 대해 20호 그림이 1000만원 정도 된다고 밝힌 적도 있다. 근래 작고한 한 유명 추상화 작가의 작품 호당 가격이 조영남을 웃돌지 못할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작 논란'으로 이와 같은 조영남 그림의 거래량은 물론 그림값이 뚝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림미술관 사외이사와 부산 비엔날레 집행위원을 맡은 홍경한 평론가는 "조영남 그림에 대한 미학적 평가가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미술계의 관심은 낮은 데다 '남이 거의 다 그려줬다'는 인식마저 박혔기 때문에 거래가 있을지 자체에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 미술 시장 전문가는 "대중의 기호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대작 논란'은 조영남 그림 가격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운조 리서울갤러리 대표는 "'대작 논란' 이후 호당 10만~15만원 선으로 작품 매입을 원한다는 제의를 받았는데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대작 논란으로 미술계가 온통 들끓고 있는 현재를 조영남 그림의 저가 매수 기회로 본 애호가도 존재한 셈이다.


조영남 작품은 통상 그가 화랑가에 요구한 50만원 보다 낮은 수준인 20만~30만원 선이 실거래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60대 무명 화가 송모씨로부터 '내가 조씨의 그림 300여점을 8년간 대신 그렸다'는 내용의 제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조씨의 서울 사무실 및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속초지청은 지난 22일 송씨가 조영남에게 건네받아 대신 그린 그림의 원본마저 조씨 원작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영남에 대해 사기죄에 이어 저작권법 위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 대표는 조영남에 대해 "전시회를 앞두고 여러 공연과 행사를 취소하고 고정 출연 라디오 방송만 마친 다음 집에 와 밤과 오전 중 작품 마무리에 온통 시간을 쏟는 것을 봤다"며 "돈을 목적으로 작업했다면 간단한 행사 한번 뛰는 것이 훨씬 이익일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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