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익률이 250%?…경매시장서 뜨거운 '근린상가'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6.05.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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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서 근린상가 인기 상승…"입지와 배후수요 꼼꼼히 따져봐야"

최근 경매 진행된 대구 중구 사일동에 위치한 근린상가 건물 모습. / 사진제공=대법원최근 경매 진행된 대구 중구 사일동에 위치한 근린상가 건물 모습. / 사진제공=대법원


#. 지난 12일 대구 중구 사일동에 위치한 근린상가(2631㎡)가 300억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가 743억3000만원에 달했지만 3번의 유찰을 거쳐 최저낙찰가가 255억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가격이 높은 만큼 경쟁은 치열하지 않았다.

인근에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이 있고 상업·업무용 빌딩, 금융기관, 근린생활시설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이 때문인지 해당 물건이 속한 건물에도 영화관과 대형 마트 등이 입점해 있었다.



게다가 이 근린상가는 대기업 유통사가 2007년부터 20년간 보증금 267억5000만원에 월 11억원씩 임대료를 내고 임대계약을 맺었다. 낙찰 후 부대비용(낙찰가의 7% 가정)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투자금은 5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대출을 받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연간 임대수익률이 246.7%나 된다. 2027년까지 해마다 투자원금의 2.5배는 넘는 임대소득을 거두는 셈이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근린상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짐에 따라 금융권을 떠난 자금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임대수익률이 250%?…경매시장서 뜨거운 '근린상가'
24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소재 근린상가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4.4%로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1월 63.8% △2월 65.9% △3월 66.4% △4월 68.0% 등 꾸준히 상승세다.

일반적으로 근린상가는 경매시장에서도 까다로운 물건에 속하다 보니 낙찰가율이 60% 넘기가 힘들었다. 아파트 등 주택에 비해 실거래가나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고 같은 상가라도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조사할 점이 많아서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도 많다.


최근 근린상가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안정적인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져서라는 분석이다. 일부 30~40대 젊은 세대들 가운데 상가로 노후대비에 나서며 임대사업 또는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매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업시설 등에 대한 임대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가 낮아져 수익형 부동산의 대출 부담이 줄어든 점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1년 간 근린상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된 자금 규모만 1조8000억원(월 평균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부동산경매로 상가를 매입할 경우 유치권이나 명도 등의 문제해결 능력이 필수로 요구된다.

예컨대 낙찰 받은 상가에 유치권 신고가 접수된 경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낙찰받은 상가를 점유 중인 임차인이 순순히 명도에 응하지 않을 경우 상가의 사용 시점이 뒤로 늦춰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가를 선택할 때 입지와 배후수요 등 기본적인 사항을 자세히 따져본 뒤 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유동인구가 상가의 가치를 평가하는 요인이지만 가격 상승도 고려해야 하기에 단순히 유동인구만 보고 입지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배후수요가 적더라도 향후 개발 호재 등으로 인구가 증가할 만한 지역의 중심상가, 대단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등을 선점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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