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특수, 중견 건설사들은 '먼나라 이야기'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6.05.05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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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X파일]

대우건설은 현대건설과 함께 총 100억 달러 규모의 바흐만 제노 정유시설 공사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앞줄 왼쪽부터 에스칸다리 바흐만제노정유회사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라핫 타드비르에너지그룹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우건설대우건설은 현대건설과 함께 총 100억 달러 규모의 바흐만 제노 정유시설 공사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앞줄 왼쪽부터 에스칸다리 바흐만제노정유회사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라핫 타드비르에너지그룹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우건설


"이란특수요? 대형사들 얘기겠지요. 우리한테는 먼나라 얘기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으로 50조원이 넘는 수주소식이 날아들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중견 건설업체들의 시선은 착찹하다. 이란특수에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몇몇 대형 건설사들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시장 점유율은 중국·스페인·미국·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 수준(2014년 기준)이다. 하지만 국내 건설업체 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있는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 2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해외건설 수주구조 및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13개 대형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비중은 전체 해외 수주액의 85%에 달했다.

올해 국내 업체의 해외수주액은 123억8000만달러 규모(5월 4일 기준). 이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홀로 수주한 '원청단독'은 64억달러로 절반을 넘는다. 54억1000만달러는 대형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룬 '원청합작'으로 대형사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해외시장의 대형사 편중현상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건설산업연구원 손태홍 연구위원은 "해외 건설시장은 글로벌 20~30위 내에 드는 건설사들의 경쟁 무대인데 중견·중소업체들이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건설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의 신규 육성은 건설업계뿐 아니라 국가경제 차원에서 적극 고려돼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중견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종의 특성상 해외건설시장은 국가적 대항전의 성격이 강하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논리에 앞서 중견·중소건설사들과 동반성장하겠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견업체 관계자는 "토목·건설·플랜트 등 대형건설사의 업역에서 소규모 건설사가 경쟁력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산업설비나 전기통신 등 공종별로 기술력을 특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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