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편의점 알바 월급 209만원?

머니투데이 문성일 부장 2016.04.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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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술자리에서 부담없이 나눌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얘기를 담으려 합니다. 너무 어렵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문제제기를 해보겠습니다.

[광화문]편의점 알바 월급 209만원?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의 노동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인지 여부일 겁니다. 정치권 분위기는 '인상'에 맞춰져 있지만 1만원 가능성은 반반입니다.

우선 원내 2당으로 밀린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20대 국회가 끝나는 2020년까지 현재 6030원인 시급을 8000∼9000원 선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올라가면 자영업자 피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인상 부분을 근로장려세제(EITC)를 통해 실질적으로 근로자 임금이 올라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했습니다.

EITC는 저소득 노동자의 노동활동을 유지하고 실질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소득수준에 따라 근로장려금을 세금 환급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로, 연간 급여가 1300만∼2500만원인 가구를 대상으로 합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이 7.3%였던 점을 감안할때 해마다 같은 인상률을 적용하면 20대 국회가 문을 닫는 4년 뒤 최저임금은 굳이 여당의 공약이 아니더라도 8000원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면 야권의 최저임금 공약을 볼까요. 원내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공약한 20대 국회내 최저임금은 1만원입니다. 목표 연도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2020년으로 했습니다. 정의당은 이보다 1년 앞선 2019년에 시급 1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비례대표 포함해 38석을 확보하며 원내 3당으로 자리잡은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최저 시급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며 확실한 의견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은 최근 몇 년간의 인상률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랍니다. 이를 감안하면 20대 국회내 최저임금 1만원은 어렵고 새누리당 의견 정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공약대로라면 적어도 2020년의 월급 기준 최저임금은 209만원(209시간×1만원)이 되겠지만,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 입장을 고려하면 17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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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견 속에서 앞으로 4년간의 최저임금 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2017년 최저임금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노동계와 경영계, 공익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선 지난 3월30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제출한 201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요청서를 상정했습니다. 최저임금안 심의·의결 시한이 노동부장관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오는 6월28일까지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무려 12차례의 협상을 가질 만큼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간 대립은 첨예합니다. 산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등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올해 역시 최종 결론까지 난항이 예상됩니다.

이미 노동계는 낮은 최저임금이 소비부진과 경제성장 둔화의 원인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우리나라 실질 최저임금은 선진국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며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 부담으로 인해 오히려 고용 축소를 가져올 것이라며 동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국들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한창입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26개국이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데요.

영국은 올 4월부터 25세 이상 노동자 최저 시급을 6.7파운드(1만1156원)에서 7.2파운드(1만1988원)로 올렸고 2020년까지는 9파운드(1만4986원)로 인상할 방침입니다.

2009년을 마지막으로 단 한차례의 인상도 없었던 미국도 현재 7.25달러(8268원)인 시급을 10.1달러(1만1519원)로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연방 최저 시급을 12달러(1만3686원)까지 인상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에는 일본도 나섰는데요. 아베 신조 수상은 현재 798엔(8502원)인 시급을 매년 3%씩 인상해 2023년 1000엔(1만654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내년에 편의점 알바생, 커피전문점 알바생들은 시급을 얼마나 받게 될까요? 많은 이들이 만족할 만한 합리적인 결정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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