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의 모습](https://thumb.mt.co.kr/06/2016/03/2016030716380331543_2.jpg/dims/optimize/)
7일 롯데제과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신 총괄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 설립 이후 유지해왔던 등기이사직을 49년 만에 내려놓게 된다. 빈자리는 신 회장의 최측근인 황 사장으로 채워져 신동빈 '원 리더(One Leader)'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황 사장은 1995년부터 롯데그룹 기획조정실과 정책본부에서 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해외사업 등을 담당했다.
롯데제과는 그룹 모태다.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과 함께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형제가 2013년부터 롯데제과 지분을 놓고 벌인 경쟁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징성이 큰 계열사인 만큼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사실상 롯데그룹이 신 총괄회장 제명 수순에 돌입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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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에서 진행되는 관련 소송 10건 대부분은 신 총괄회장의 명의를 앞세워 신 전 부회장이 진행하는 것이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분별력이 명확하지 못한 것을 악용해 경영권 분쟁을 벌인다는 입장을 한결같이 고수해왔다. 따라서 전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의 승리 여세를 몰아 아예 경영권 분쟁 싹을 제거하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로 촉발된 신 총괄회장 등기이사 퇴진 여파는 주요 계열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90대 고령인 만큼 업무 수행이 어려운 부분은 롯데제과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도 해당 된다"고 말했다.
당장 호텔롯데 등기이사 임기 만료일이 오는 28일이다. 신 총괄회장이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롯데알미늄등도 내년 초부터 임기가 만료된다.
![신동빈 회장, 신격호·신동주 지우기 시작됐다](https://thumb.mt.co.kr/06/2016/03/2016030716380331543_1.jpg/dims/optimize/)
지난해 10월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 주도로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고 신 전 부회장을 광윤사 대표로 선임했다. 신 전 부회장은 당시 신 총괄회장 지분 1주를 넘겨받아 50%+1주로 광윤사 지분 과반을 넘겼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지분 거래와 대표이사 선임이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 법원에 취소 소송을 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오는 9일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2차 심리를 진행한다. 이번 심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인지판단력을 검증할 의료기관 지정과 방법 등을 논의한다.
만약 한국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고 성년후견인을 지정할 경우, 일본 법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광윤사 주주총회는 물론, 한일 양국에서 진행되는 소송 모두 무효화되면 신 전 부회장의 입지도 좁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