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집안일 안하는 남편에 밥 안해줬는데…이혼 위기?

머니투데이 이은정 기자 2016.02.1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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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그래픽=News1/그래픽=News1


[e런 세상]집안일 안하는 남편에 밥 안해줬는데…이혼 위기?
설 연휴엔 '이혼'을 고민 중인 한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이슈였습니다. 맞벌이 부부인 여성 A씨는 평소 가사 부담으로 남편과 갈등을 빚어오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네티즌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A씨의 남편은 일이 많아 아침 6시에 출근해서 밤 10시가 넘어 집에 오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반면 A씨는 7시간 근무를 합니다. A씨도 남편이 바쁜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남편이 집안일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길 기대했습니다.

"집안일 당번을 정하자"는 A씨의 말에 남편은 싫은 내색을 했고 A씨는 아침밥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밥 차려주려고 결혼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한 달 후 남편은 "집안일 할 때 내 것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빨래도 자기 것만 하고 혼자 밥을 차려 먹고 설거지도 자기 것만 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명절에도 A씨에게 시댁엔 알아서 둘러댈 테니 올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A씨가 답답함을 호소하자 남편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는 남편에게 공평해야 한다며 취사버튼도 안눌러놓는 당신이 남같다"고 했습니다. 이에 A씨는 "나도 일하니까 어느 정도 공평함을 찾기 위해 그런 것"이라며 재차 말했고 공감 없는 둘의 차가운 관계는 이어졌습니다.

네티즌은 "사랑해서 결혼한 것 맞아요? 원하는 대로 공평하게 분배됐네"라며 A씨를 탓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반면 "내가 더 힘들게 일하는데 밥 취사버튼 안눌러준다고 이러는 건 아닌 듯"이라며 남편의 대응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기혼의 한 네티즌은 "저나 아내나 싸우다 집을 뛰쳐나가고 싶은 적이 있었습니다. 누가 나빠서라기보다는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결국은 다른 주체니까요. 그걸 맞춰가는 과정이 결혼인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해결법을 제시했습니다.

다른 네티즌도 "집안일 분배는 무수한 갈등의 시작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건드리면 안될 부분도 찾고 이상적인 갈등 해결법을 찾는 것이라고 봅니다"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일·가정 양립지표'를 보면 배우자가 있는 5가구 가운데 2가구가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이 하루 평균 3시간 14분으로 남성(40분)보다 5배 길었습니다.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5년 전보다 딱 3분이 늘어났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위의 사례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2014년 평균 근로시간은 회원국 중 2번째로 길었습니다. 이는 특히 남성들이 퇴근 시간 없이 장시간 일하는, 관행처럼 굳어진 노동시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집안일까지 돌볼 여유가 생기지 않는 거죠.

설 연휴가 끝나면 법원을 찾는 부부가 급증합니다. 명절 스트레스가 원인인데요. 반면 설에 아내와 전을 부치느라 바빴다는 남성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앞서 기혼 네티즌의 말처럼 가사분담을 포함한 부부 갈등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건, 서로의 '노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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