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 내부. /사진제공=FCA
NHTSA는 변속 레버가 운전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을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단순히 기계적인 결함이 아니라 기어박스 디자인 때문에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
벨로스터의 변속 레버.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브랜드별로 다양해지고 있는 기어박스 디자인의 안전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기어박스가 차지하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조작을 쉽게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1950년대 자리잡은 'PRNDL' = 자동변속기의 경우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콘솔박스와 대시보드 사이에 앞에서부터 P-R-N-D-L의 순서로 기어 레버가 움직이게 구성한 것이다. 이같은 기어박스 형태가 완성된 것은 1950년대 제네럴모터스,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에 의해서다. 그 이전에는 대부분 '후진'이 맨 뒤에 있는 'P-N-D-L-R'의 순서였다. 하지만 'L'로 기어를 옮기려다가 'R'까지 내려 차가 고장나거나 사고가 발생하는 문제가 불거져 순서를 바꿨다. 60여년이 흐른 현재도 현대자동차 쏘나타 등 대부분 기계식 변속 레버는 이런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GLA 250 4MATIC 인테리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아예 기어봉이 없는 차들도 속속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일반 승용차의 경우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오른쪽 뒷부분에 변속레버가 위치한다. 와이퍼 조작 레버가 있어야 하는 자리다. 순서는 위에서부터 R-N-D로 차례로 조작되며 'P'로 전환하려면 레버 끝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된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 S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의 형식을 따랐다.
재규어 XE의 변속 다이얼./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
◇다이얼·버튼으로 빠르고 간편한 조작 = 재규어나 랜드로버를 처음 타는 사람들은 변속레버를 찾지 못해 당황할 수 있다. 그럴 때면 먼저 시동을 걸어 보라. 운전석 오른 쪽에서 손목시계보다 조금 큰 다이얼 하나가 올라오는 게 보일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은 이 다이얼로 변속기를 조작한다. 왠지 아날로그 오디오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듯 감성적이다. 기어봉 방식에 비해 조작 속도도 빠르다. 크라이슬러 200도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다.
기어 조작 장치를 단순화하자면 버튼 방식이 최고다. 링컨의 MKZ와 혼다 파일럿 등은 버튼 방식을 채택했다. 운전대 오른쪽 대시보드나 좌석 오른 컵홀더 옆에 P-R-N-D/S의 순서로 위치한다. 변속조작 과정에서 닿는 신체 부위가 극도로 적기 때문에 결벽증이 있는 운전자가 가장 선호할 만한 방식 같다.
혼다 파일럿 변속 버튼. /사진제공=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