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방지 바닥재 광고 사진 /사진제공=머니투데이 내부 DB
이유나씨(가명·여·24)는 윗집 아이들의 '쿵쿵' 소리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대학생일 땐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아 몰랐는데 회사에 다닌 뒤로는 퇴근 후나 주말에 모처럼 쉬려고 하면 윗집에서 나는 소리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부모님이 경비실을 통해서 몇 번 말을 했지만 그때만 조용할 뿐. 하루 이틀 지나면 또다시 반복된다.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소음문제'는 '삶의 문제'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한 아파트의 관리소장은 "집마다 층간소음에 대한 온도 차가 있다"며 "적은 돈도 아니고 입주민들의 생각이 달라 별도의 비용을 들여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관악산벽산타운5단지는 '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교수·교장·공무원 출신 등으로 구성된 9명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위원회에 층간소음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이들이 직접 해당 주민을 찾아가 대화로 갈등을 풀어나간다. 아파트의 어르신들이 양쪽 주민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대화의 장을 만들면 감정의 골이 컸던 주민들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 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층간소음 매너 교육을 철저히 하고 아이가 있는 가정이 이사 오면 인근 주민들에게 꼭 인사를 시키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층간소음 발생 원인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은평구 구산동 갈현e-편한세상1단지도 2년 전에 '주민소통화합위원회'를 만들었다. 층간소음 문제로 주민들 간에 갈등이 생기면 위원들이 당사자들과 같이 토론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다.
아나바다 등 아파트 공동 행사가 열릴 때는 층간소음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층간소음 관련 퀴즈를 열고 상품을 줘 자연스럽게 층간소음에 대해 알고 조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갈현e-편한세상1단지 관리소장은 "층간소음은 배려와 이해로 푼다는 주민공동생활수칙을 이행하고 있다"며 "2년 전에 비해 분쟁 건수가 5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공동주택단지의 주민들이 스스로 층간소음 문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는 층간소음 전문 컨설팅단을 통해 층간소음 예방 생활수칙을 정하고 주민자치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준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층간소음 측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항의 방문하는 등의 감정대립을 자제하고 아파트 내부 조직, 120 다산콜센터, 서울시 층간소음 상담실 등 제3의 중재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