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도리화가는 류승룡, 수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31만7505명의 관객만을 모으며 제작비 대부분이 손실 처리됐다.
'인천상륙작전'은 '포화속으로'의 이재한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리암 니슨이 맥아더 장군을 연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7년 만의 복귀 작품이고, '고산자'는 국내 최초 1000만 영화시대를 연 강우석 감독의 사극 도전이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인 만큼 CJ E&M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극장가는 성수기가 설과 추석 명절과 여름과 겨울 연말 성수기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미 설 극장가는 쇼박스의 '검사외전'에 내준 상태다. 3차례 남아 있는 성수기에 무슨 영화를 거느냐에 따라 이들 감독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보통 제작비 100억원 영화의 손익분기점(BEP) 관객수는 약 300만명 수준이다. 비수기에 관객 300만명을 동원하기 쉽지 않아, 자칫 제2의 '도리화가' 사태가 발생해 CJ E&M의 실적을 훼손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매달 개봉하는 점도 CJ E&M 영화부문 실적의 불안요소다. 3월 '베트맨대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4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5월 '엑스맨:아포칼립스', 6월 '인디펜더스 데이:리써전스' 등이 예정돼 있다.
국내 배급사들도 CJ E&M에 대응하는 작품들을 준비 중이다. 쇼박스는 하정우 주연의 '터널', 곽경택 감독의 '부활'이 있고, NEW는 김명민 주연의 '판도라', 공유 마동석 주연의 '부산행'을 개봉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도 '헤어화' '덕행옹주' 등을 내놓는다.
CJ E&M 관계자는 "제작비가 많은 작품이 개봉하지만 다른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제작비가 아니라 영화의 퀄리티가 흥행을 결정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