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은 노는 곳? 성과 내야하는 조직입니다"

머니투데이 김은혜 기자 2016.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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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神] 서보람 우아한형제들 인사총무팀 선임

편집자주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취업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때문에 입사를 원하는 회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나를 바로 보아야 성공 취업의 길이 열립니다. '면접의神'은 기업 인사담당자 및 신입사원의 육성을 통해 입사의 최종관문인 면접에서 필승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코너입니다.

우아한형제들 큰집 사무실 입구의 모습./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우아한형제들 큰집 사무실 입구의 모습./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돌파, 전년대비 58% 성장한 배달음식 주문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지난해 선보인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배민프레시’와 외식배달서비스 ‘배민라이더스’까지 더해 조만간 마트, 백화점과 경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고속성장중인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회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젊은 감각에 맞는 독특한 복리후생제도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매력적인 직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보람 인사총무팀 선임은 “고속성장중인 만큼 업무기회도 다양하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최근엔 똑똑하고 능력있는 지원자들도 많고 지원률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엄연히 비즈니스의 세계인 만큼 일을 잘해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 서보람 우아한형제들 인사총무팀 선임 Q&A

-채용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하고 있나.



▶5년차 접어드는 벤처기업이라 아직은 공채보다는 필요직무마다 수시채용을 하고 있다.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라 연중 거의 매일 상시채용이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과정은 서류전형, 1차 면접(팀장 실무자면접), 2차 임원면접 순이며, 개발직의 경우 서류전형 합격 후 온라인상 코딩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한다. 주니어급 정도면 무난히 풀 수 있는 수준이다.
우아한형제들 큰집 사무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우아한형제들 큰집 사무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채용직무 소개 및 공채 경쟁률은?

▶개발직은 거의 상시채용 한다고 보면 된다. 서비스기획, 마케팅, 품질관리, 디자인, 경영지원실(재무회계 법무 인사) 등 개발직 외 다른 부문은 충원이 필요할 때마다 채용한다. 최근 실시한 개발직 인턴 공채의 경쟁률이 70~80대 1 정도 되는 등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 인턴은 8~10주 근무 후 종료되거나 상황에 따라 정규직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서류전형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는 회사 채용시스템에 직접 입력하도록 돼있다. 지원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스펙으로 필터링하나요, 스펙을 점수화 하나요?’인데 흔히 말하는 스펙으로 필터링은 전혀 하지 않고 지원서류 100% 검토하고 있다. 특별히 우대하는 스펙도 따로 없고 학력경력도 따지지 않는다.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보는 것은?

▶우아한형제들만의 특별한 조직문화와 잘 융화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우리 회사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그런 부분이 자소서에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모두 해당된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건지, 그것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잘 기술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피터팬의 다락방, 고래밥휴게실 등 직원들의 휴식공간./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피터팬의 다락방, 고래밥휴게실 등 직원들의 휴식공간./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의 인재상과 대표의 기업철학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근면성실, 새시대 새일꾼, 근검절약' 3가지 핵심가치가 있다.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김봉진 대표가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위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성실해야 한다”며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시간약속과 성실성을 강조한다. ‘새시대 새일꾼’은 새로운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 가질 것, 또 기본적으로 인성이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면접 전형이 진행되는 방식은?

▶1차 면접은 지원자 1명과 면접위원이 2~3명이 30분~1시간 정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한다. 주로 역량과 인성에 관련된 질문을 하게 되며, 2차 면접은 부문별 임원이 참가한다. 경력자인 경우 김봉진 대표가 직접 배석하는 경우도 있다.

-면접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김 대표는 면접 자체를 두고 “내가 너를 뽑는 자리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을 해소하는 자리이므로 질문을 던졌을 때 솔직하고 편안하게 풀어놓으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해나가다 보면 지원자의 히스토리가 진짜인지 아닌지도 판가름나게 된다.
'동아리 아니고 회사니까 365일 24시간 지켜보고 있다', '퇴근할땐 인사하지 않습니다' 사무실 곳곳에 비치된 익살맞은 표지판./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동아리 아니고 회사니까 365일 24시간 지켜보고 있다', '퇴근할땐 인사하지 않습니다' 사무실 곳곳에 비치된 익살맞은 표지판./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인상깊은 지원자나 자소서 사례가 있었다면 소개해달라.

▶PT자료를 화려하게 작성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수식어나 사진보다 본인만의 스토리를 솔직하게 풀어내는 것이 더 눈길을 끈다. 작년 재무팀에 신입으로 지원한 여성지원자의 경우, 아주 기본적인 형태의 자소서와 함께 우아한형제들에 지원하기 전에 어떠한 일을 했었는지 등을 마인드맵으로 첨부해서 작성했다. '복싱이 취미인 여자'로 시작하는 자소서에는 자신의 강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 솔직하게 기술했다. 당시 신입채용 계획이 없었음에도 서비스기획실 인턴으로 채용돼 6개월간 일했고 티오가 나서 신입직으로 채용됐다.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 및 사내 교육시스템은?

▶스타트업 업계 평균이라고 보면 된다. 입사 후에는 조직문화 관련 오리엔테이션과 신규 입사자를 위한 워크숍이 전사적으로 진행된다. 직무 관련 교육은 부서별로 팀장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운영하며, 개발자들은 금요일 오전 따로 스터디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외부교육이 있으면 팀별로 신청하면 회사가 지원해준다.

-워크앤라이프밸런스 및 복리후생 제도는?

▶벤처 스타트업이 그렇듯 일이 굉장히 많아 워크앤라이프밸런스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월요일 오전이라도 부담없이 출근하는 ‘주 4.5일제’가 있다. 또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에는 오후 4시 조기 퇴근하는 ‘지만가(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기 걸린 날은 재택근무 등 이색 복지제도가 나왔다. 또 도서비 지원, 아침, 점심 저녁 식사제공, 키친에 과일을 상시 제공한다.

결혼 휴가 2주, 남자직원들도 출산휴가 2주를 쓸 수 있다. 또 임신한 직원의 사원증은 하얀색으로 제작해 ‘여신님’으로 대우한다. 휴식공간인 ‘여신방’에 유축기 등 구비해놓고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문화와 사내분위기는?

▶우아한형제들에는 특히 열정, 흥 부자들이 많다. 일도 열심히 하고 노는 것도 잘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각자 개성도 강하고 개인적인 재주도 많아서 ‘덕후’ 아닌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김 대표가 평소 강조하는 것 중 “관계는 수평적으로, 일은 수직적으로”라는 말이 있다. 사례로 직원들이 대표나 임원에게 질문을 할 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시지로 물어보는데 일반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권위적인 것을 싫어하고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편이다. 또 수요일마다 11시부터 30분정도 봉타임(대표와 만나는 시간)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누구나 와서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다.

피플팀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사내 이벤트만 따로 전담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서비스 런칭 기념일 6월25일과 연말 송년회를 전사행사로 기획하며, 연간 1회 플레이샵(일은 배제하고 노는 것이 목적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면접관으로서 마지막 강조하고 싶은 점은?

▶우리 회사 마케팅이 재치 발랄해서 가끔 노는 곳이 아닌가 착각하고 이력서를 내미는 지원자들이 종종 있다. 엄연히 비즈니스를 하는 곳인데 그냥 열정만 갖고 오는 경우가 있다. 겉보기만 보고 화려한 이미지에 취해서 단순하게 생각하고 와서는 안 된다. 비즈니스 조직이기 때문에 일을 잘해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김○ 신입사원(2014년 10월 입사, 7월부터 인턴) Q&A

-자신의 스펙과 현재 일하는 분야는?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고 컴퓨공학을 복수전공했다. 학점은 3점대 이상이며 토익점수는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 현재 B2B시스템 개발팀에서 배민 광고플랫폼 개발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졸업유예는 안했고 군대가기 전에 1년 반 휴학을 하며 신문배달, 까페알바, 과외 등 하고 싶었던 아르바이트를 실컷 해봤다.

-우아한형제들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취업을 앞두고 막연하게 대기업보다는 내가 직접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위주로 회사를 찾아봤다. 평소 자주 쓰던 ‘배달의민족’의 사용자로서 불편한 점 등을 직접 개선해보고 싶었다.

-자기소개서에선 어떤 내용을 강조했는지?

▶인문학 전공자로 개발자 되기 위해 복수전공을 하면 느꼈던 힘들었던 경험과 프로젝트 경험 위주로 기술했다. 순수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대출신보다 기술적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외적인 활동들 위주로 강조했다. 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이 회사의 3대 가치를 갖추고 있는 점을 어필하려고 애썼다.

-특별히 읽은 책과 준비과정이 있다면?

▶개발서적 등 관련 기본지식들을 쌓는 것에 중점을 뒀다. 적성검사나 토익, 면접을 위해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 개발업무와 관련된 기사나 경험을 정리해보는 등 제 나름 대로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했다.

-면접 때 받았던 기억에 남는 질문 몇 가지는?

▶'좋은 회사란?' 이런 질문과, ‘철학전공이었는데 어떻게 컴퓨터공학을 하게 됐는지’ 2가지 질문이 있었다. ‘좋은 회사’에 대한 생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회사의 비전이 최대한 가까운 회사가 나한테는 좋은 회사인 것 같다고 답했다.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게 된 배경은 대학 2~3학년 초반에 이것저것 교양과목을 듣던 중 컴퓨터공학 기초수업을 들었는데 재밌었고 할 만해서 또 다른 수업을 찾아서 들어보고 하다 보니 계속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우아한형제들만의 독특한 채용과정과 당시 대응방법은?

▶개발직군이라고 해서 개발실력만 절대적으로 우선시하지 않는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기존 구성원들과 성향이 안 맞거나 못어울린다던가 인성이 안 맞으면 안된다. 회사 전체적으로 그런 공감대가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내 성향이 잘 맞는건지 그 전엔 몰랐는데, 1년 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입사 전에 몰랐던 입사 후에 가장 필요한 스펙은?

▶하드스킬이 기술력이라면 커뮤니케이션 능력, 인성 등 '소프트스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CTO실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인데, 배민의 개발자들은 책도 많이 읽고 스터디도 자발적으로 하는 등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있다. 아침 먹을 시간에 책 읽는 모임을 하기도 하는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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