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포상휴가' 불만에 전날 잠 안 재운 선임병 '유죄'

뉴스1 제공 2015.12.0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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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계급 이용해 후임에게 범행"…집행유예 선고
점호시간에 후임 성기 때리고 업무 중 뒤통수 치기도 해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국방부. © News1 박지혜 기자국방부. © News1 박지혜 기자


후임병이 포상을 받아 휴가를 나가게 되자 불만을 품고 전날 밤 잠을 안 재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선임병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육군 제1군수지원사령부 예하의 한 지원단에서 복무하던 최모(25)씨는 2013년 7월 상병이었고 분대장을 맡고 있었다.



최씨는 7월31일 당시 후임병인 A(20)씨가 포상휴가를 나가면 자신이 차량 운전을 대신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품었다.

이에 포상휴가 나가기 전날 취침시간인 밤 10시쯤 A씨를 옆으로 부른 뒤 "오늘은 잘 생각 하지 마. 나는 한 번도 못 받았는데 너 같은 애가 포상휴가를 받았냐"고 말했다.



또 "복귀하면 휴가기간 동안 내가 대신 차량을 운행한 km당 1대씩 때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최씨는 A씨를 옆에 앉혀 두고 다른 부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1시간쯤 돼서야 A씨에게 가서 자라고 말했고 그제서야 A씨는 자리로 돌아갔다.

최씨는 같은해 7~8월 같은 장소에서 점호시간에 차렷 자세로 대기 중인 A씨의 성기를 한 차례 손으로 때리기도 했다.


최씨는 또 같은해 8월 A씨에게 떡볶이를 사오도록 시켰는데 위병소에서 빼앗기자 "네가 이등병이냐. 병신이냐. 그런 것도 하나 못 들고오고 빼앗기냐"고 모욕하기도 했다.

평소 최씨는 A씨가 코를 곤다는 이유로 베개나 슬리퍼를 던지기도 했고 업무 도중 A씨의 뒤통수를 때린 적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이같은 혐의로 군에서 영창 15일의 징계처분을 받고 복무하다 지난해 1월 전역했다. A씨는 정신병이 생겼다는 이유로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의가사제대를 했다.

A씨는 최씨를 고소했고 최씨는 위력행사 가혹행위·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그러나 A씨는 올해 5월 최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최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1심은 모욕 및 폭행 혐의는 피해자의 고소 또는 의사가 필요한 점을 이유로 공소기각했다. 다만 나머지 공소사실은 유죄를 인정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서태환)는 위력행사 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또 1심과 같이 20시간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2심은 "최씨는 계급과 서열이 있는 군대 조직 내에서 선임병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으로서 저항이 어려운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변명하는 태도를 보이며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지 않다"고 1심과 같이 판단했다.

또 "나이가 어리고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으며 소속 부대에서 영창 15일의 징계를 받았다"며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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