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5곳·전국 850여곳 택시회사 다 가보라" 독한 카카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5.11.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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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모바일컨퍼런스]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말하는 '카카오택시' 구축 뒷이야기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생활과 맞닿은 O2O, 그 무한의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br>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생활과 맞닿은 O2O, 그 무한의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br>


"다운로드와 핸드폰 인증이 뭐여?", "구글플레이는 새로 나온 스포츠인가?"

이는 택시회사 기사들이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 설치 설명서를 본 후 카카오 직원에게 던진 질문이다.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에서 공문 형태로 전달받은 '카카오택시 앱 장착' 안내문은 택시회사 사장·종업원 모두에게 암호문 같았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를 고민하던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 겸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직원들에게 이 같은 미션을 내렸다. "전 직원 서울 255곳·전국 850여곳 택시회사를 직접 방문해 안내하라."



26일 오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5모바일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정주환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서비스 시작 전까지 매 순간이 난관이었다"며 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카카오택시 서비스 중 하나인 카카오블랙/사진=카카오 카카오택시 서비스 중 하나인 카카오블랙/사진=카카오
정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설명을 위해 찾아간 서울 모 택시회사 사장 집무실 풍경을 보고 느낀 인상을 이렇게 풀어놓았다.

"정말, 삶의 영역이 완전히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죠. 태극기가 걸린 사무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영화 '넘버3'(1998년)에서 봄직한 원형 유리 재떨이, 집무실에 컴퓨터도 없었어요. 사장님께선 타자를 못 쳤어요. 이 분에게 어떻게 카카오톡을 설명해야 할까, 머리를 쥐어뜯어도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첫 단추를 어떻게 풀지 골몰한 정 부사장은 카카오를 "자녀 사진을 주고받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라며, 기사들의 가족애를 자극하는 기치를 발휘, 냉랭하던 분위기를 돌려놓았다.

"가족사진을 주고받는다는 말을 통해 서로 통할 수 있는 어떤 접점을 찾았던 것 같아요. 만일 모바일메신저라고 말했다면 굉장히 많은 설명을 해야 했을 거예요."

"서울 255곳·전국 850여곳 택시회사 다 가보라" 독한 카카오
이렇게 첫 서비스 물꼬를 튼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기사식당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다. 현 카카오택시 앱을 설치한 택시기사는 실제 택시를 운행하는 20만명 중 18만명이다. 이달 기준 누적호출수는 올해 세운 목표(60만건)의 77배인 4600만콜을 기록했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하필 11~12월 추운 겨울에 런칭하는 바람에 길거리서 '덜덜' 떨며 택시기자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했던 직원들이 고생 많았다"고 회상한 후 "최근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청각장애인이 콜택시를 이용하기 정말 어려웠는 데 카카오택시가 해결해 줬다'는 평가를 본 후 그간의 고생이 싹 날아가는 듯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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