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 같은 면적인데"…커피전문점 창업비용 1억 차이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민동훈 기자 2015.11.2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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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창업]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10곳 창업비용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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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올 연말 커피전문점 창업을 준비해 온 윤영만씨(49·가명)는 개점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늦추기로 했다. 최근 2개월간 유명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를 부지런히 찾아다니고 상담도 받았지만 오히려 머릿속만 복잡해졌다. 브랜드 마다 창업비용 항목이 다른데다 금액 차이도 컸기 때문이다.

윤씨는 "똑같은 규모 점포인데도 프랜차이즈별로 적게는 수천 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비용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사실상 전 재산을 투자하는 중대한 결정인 만큼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시간을 투자해 숨어있는 데이터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나 역주변, 대학가는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한 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이 들어서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은 커피전문점'이라는 웃지 못할 말이 나올 정도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지도 오래다.

하지만 예비 창업자들이 희망하는 사업 아이템 1순위가 여전히 커피전문점이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단장한 매장, 점심시간마다 줄지어 음료를 주문하는 손님들, 회사 월급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 상상만으로 흐뭇해지는 성공을 꿈꾸며 저마다 카페 창업에 뛰어든다.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5조4000억원(커피전문점 2조5000억원, 인스턴트커피 1조8000억원, 캔·병커피 1조1000억원)에 달한다. 2000년부터 연평균 9% 성장세를 지속하는 등 커피 시장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윤씨처럼 커피전문점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프랜차이즈마다 요구하는 비용 차이가 커 적정 수준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머니투데이가 25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사이트에 공개된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10곳의 창업비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슷한 점포 규모인데도 브랜드 별로 최대 1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초기 창업비용 천차만별…실제 비용은 10∼20% 더 들어=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여는데 들어가는 창업비용은 △가맹비(가입비·교육비·거래보증금 등) △인테리어비(인테리어·간판·가구 등) △설비 및 재료비(주방설비·초도물품·비품 등) 등으로 나뉜다.

본사가 권장하는 기본적인 매장 면적은 132∼165㎡(40∼50평)이 가장 많다. 소자본 창업을 표방하는 '이디야'가 50㎡(15평), '할리스'가 99㎡(30평)으로 작은 편이고 '설빙'은 330㎡(100평) 안팎의 대형 매장 비율이 높다.

창업비용은 132㎡ 점포 기준으로 △파스쿠찌 2억2945만원 △드롭탑 2억3528만원 △엔제리너스 2억3644만원 △탐앤탐스 2억4469만원 △카페베네 2억6872만원 △투썸플레이스 2억8715만원 등 대부분 2억원대다.

이디야는 1억745만원으로 초기 자금부담이 덜하지만 50㎡ 매장 기준인 만큼 업계 평균 면적을 적용해 계산하면 가장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이보다 2배 큰 99㎡ 면적의 할리스 창업비용이 1억6667만원으로 이디야보다 4000여만원 싸다. 또 대형 매장을 추구하는 설빙의 경우 창업비용이 3억5755만원으로 높았지만 이를 업계 평균인 132∼165㎡ 규모로 환산하면 1억6000만원을 밑도는 금액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망고식스는 3억755만원으로 창업비용이 가장 높다. 기본 매장 면적이 165㎡로 경쟁 브랜드보다 넓다는 점을 감안 해도 인테리어나 설치·재료 등의 비용이 월등히 높았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내야 하는 비용 외에 점포 임차료(보증금·월세)와 권리금은 따로 준비해야 한다. 입지와 면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도권에선 최소 1억∼2억원이 더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창업을 준비하면 프랜차이즈 업체가 공개한 창업비용보다 평균 10∼20%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예산을 준비할 때 이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업 시뮬레이션 중요해…매출·로열티 점검 필수=업체별 창업비용 항목 중 가장 격차가 큰 것은 인테리어 비용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가장 비싼 곳과 저렴한 곳의 비용 차이가 3.3㎡당 150만원에 달했다. 다양한 항목을 인테리어비로 뭉뚱그려 놓은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평당가로 환산해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10개 커피전문점 가운데 인테리어(간판·가구 제외) 평당가가 가장 높은 업체는 탐앤탐스(348만원)였다. 망고식스(330만원)와 드롭탑(308만원)도 평당 인테리어 비용이 300만원을 웃돌았다. 이디야와 카페베네는 200만원대 후반, 엔제리너스와 파스쿠찌, 할리스 등은 200만원대 초반으로 조사됐다. 투썸플레이스(197만원)와 설빙(198만원)은 인테리어 비용이 가장 낮았다.

점포를 여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협의한 입지에 점포를 열었을 때 예상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가맹점 평균 매출도 창업 이후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10개 커피전문점 중에서는 이디야(234%)가 수익성(평균 연매출을 창업비용으로 나눈 값)이 가장 좋았다. 이어 할리스(212%) 투썸플레이스(172%) 엔제리너스(156%) 파스쿠찌(150%) 등 순이었다. 반면 망고식스(126%)와 카페베네(135%)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창업비용 대비 매출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을 시작한 후 본사에 내야 하는 로열티도 따져봐야 한다. 조사대상 브랜드 가운데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받는 엔제리너스가 가장 높았다. 나머지는 매출액의 2∼3% 수준으로 비슷했다. 이디야(27만5000원)와 탐앤탐스(80만원)는 매출액이나 매장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는다.

국내 대표 커피전문점 10곳 창업 비용및 평균 매출 그래픽 내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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