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보증금 21년만에 인상…소주병 100원·맥주병 130원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2015.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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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21일 시행예정… 취급수수료 33원으로 단일화

/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내년부터 소비자가 다 쓴 빈병(빈용기)을 소매점에 전달할 때 받는 보증금이 소주병 100원, 맥주병 130원으로 오른다. 21년간 동결됐던 빈용기 보증금의 현실화를 통해 회수율과 재활용률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단독]빈병값 21년만에 인상, 재사용률 85%→95% 기대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개선을 위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3일 입법예고 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1985년 빈병의 회수와 재사용을 늘리기 위해 시작한 빈용기 보증금제도는 1994년 이후 금액이 동결돼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에 따라 빈용기 보증금은 현재 소주병 40원, 맥주병 50원에서 각각 100원, 130원으로 인상된다. 1000ml가 넘는 빈용기의 경우에는 350원을 받게 된다. 지난 21년간 소주 판매가격은 약 2배 인상됐으나, 보증금이 동결돼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할 경제적 유인이 약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출고된 소주와 맥주 49억4000병 중 17억8000병이 일반 가정에서 소비됐다. 하지만 직접 반환한 병은 일반 가정에서 소비된 전체의 24.2%인 4억3000병에 불과해 보증금 570억원이 지급되지 못했다.

이번 보증금 인상안은 신병 제조원가(소주 143원, 맥주 185원)의 70% 수준에서 선진국 사례와 물가상승률, 소비자 설문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됐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유승광 환경부 재활용과장은 "빈용기 보증금을 너무 높게 가져갈 경우, 오히려 가짜 병을 만들어 불법적으로 유통시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신병 제조원가와 여러 사례 등을 고려해서 최대한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족할 만한 수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주류회사가 도·소매점에 지급하는 빈용기 취급수수료도 현실화해 도·소매점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한다. 기존 소주 16원, 맥주 19원에서 33원으로 단일화 인상한다. 소매점이 보증금 지급을 거부 하는 경우, 소비자 신고를 통해 소매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자에게 최대 5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되게 된다.

이번 제도개선을 토대로 빈용기 재사용률이 현재 85%에서 선진국 수준(독일 95%, 핀란드 98.5%)인 95%까지 높아질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재사용률 증가에 따른 연간 약 5억병의 신병 투입로 451억원 가량의 편익도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과장은 "빈용기 반환과 보증금 환불에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바란다"며 "이는 스스로 포기했던 소비자권리를 되찾는 것임에 동시에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에도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법예고안은 국민의견 수렴, 관계부처 협의 등의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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