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8월 국내경기 메르스 충격 딛고 회복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5.08.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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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내수산업은 메르스 이전수준 복귀, 외국인관광객 관련 산업은 어려움 계속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급속히 악화된 국내 지역 내수경기가 7~8월 휴가철을 맞아 개선된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올해 7~8월 국내 경기는 5월중 발생한 메르스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생산이 소폭 개선됐고 2분기 생산이 소폭 감소한 대경권, 제주권도 7~8월에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장한철 한은 지역경제실장은 “향후 국내경기는 개선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중국경제 성장둔화, 주력생산품 경쟁력 악화 등으로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수도권과 충청권은 IT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동남권은 자동차 및 석유정제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투자는 호남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건설이 증가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수출은 수도권, 동남권은 보합세였으나 충청권, 호남권의 자동차 및 석유화학제품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향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소비와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메르스 발생 이후 침체된 서비스업은 확진자가 감소한 7월초부터 음식업, 여가업 등 내수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6월 상반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대비 14.5%, 백화점 매출은 11.7% 감소했으나 7월 들어서는 감소폭이 푹소됐다. 8월 들어서는 백화점 매출이 증가하고 대형마트 매출도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르스 확산기간 대형소매점 매출은 줄었으나 동네 슈퍼마켓, 편의점, 인터넷 쇼핑 등의 매출은 증가했다.

6~7월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 명동, 동대문 등 도심 주요 상점가는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명동 화장품 매장은 6~7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0~70% 감소했다. 제주권도 외국인 대상 중앙로 지하상가 등 쇼핑지구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명동 화장품 매장은 8월에도 매출이 전년대비 15~20% 감소했고 동대문 의류상점도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면세점도 6월 중 매출이 전년대비 41% 감소했다가 7월 첫 주를 기점으로 매출액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외국인 구매비중이 높은 시내 면세점이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평가다.

음식숙박업종은 메르스 발생 이후 매출이 크게 감소했으나 7월 이후 회복세다. 다만 제주권, 수도권은 외국인관광객이 줄면서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숙박업은 휴가철을 맞아 내국인 이용비중이 높은 강원, 제주 콘도 및 팬션 업황 위주로 7월 이후 회복세다. 그러나 시내 대형호텔 등은 객실 점유율은 전년대비 60% 이상 급감했다가 8월에는 점유율이 전년의 80%대 수준을 회복했다.

프로야구, 영화관람 등 여가서비스 부분도 7월 들어 회복세다. 다만 놀이공원 입장객 수는 7월 하반월부터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아직 평년의 70~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수는 6월 중 중국인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41% 감소했고 7월 중에는 감소폭이 53.5%로 확대됐다. 8월 들어서도 감소폭이 전년대비 32% 정도다.

향후 내수부문의 본격적인 회복세는 외국인관광객 유입이 다시 늘어나는 2~3개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실장은 “외국인관광객 모집부터 실제 방한까지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광객이 종전 수준을 회복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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