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더 유명한 韓소니맨 별명은 '배짱'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5.08.3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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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8년만에 렌즈교환식시장 1등 주역 배지훈 소니코리아 부장 "경쟁사와 다른 것으로 승부"

일본에서 더 유명한 韓소니맨 별명은 '배짱'


배지훈 소니코리아 마케팅 부장(사진·40)의 별명은 ‘배짱’이다. ‘짱’은 일본인들이 사이에서는 친분이 있는 경우 이름 뒤에 붙이는 일종의 접미사로 쓰이지만, 한국에서는 최고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배 부장이 얻은 별명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그만큼 소니 본사에서나 한국에서 존재감이 확고하다는 얘기다.



소니코리아에 입사해 12년간 마케팅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배 부장은 뒤늦게 뛰어든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코리아를 톱3의 반열에 오르게 한 자타공인 일등공신이다.

2006년 ‘알파’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 도전장을 낸 소니코리아는 작년 말 처음으로 업계 1위 고지에 올랐다. 제품 출시 8년 만에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 57%라는 입지로 끌어 올린 것.



공로를 인정받아 배 부장은 2011년 싱가포르에 건너가 아태지역 전반의 마케팅 전략 수립을 맡게 됐다. 이번엔 막 떠오르던 ‘핸디캠’ 시장의 총대를 멨다. 그는 또 한 번 일을 냈다. 40%대에 머물던 아태 지역 내 소니 핸디캠 점유율을 1년 6개월 만에 60%로 끌어 올린 것. 한국으로 복귀하기 직전인 2014년 점유율은 70%대를 찍는 기염을 토했다. “소니에 ‘배짱’이 없으면 안 된다”는 직원들의 말이 과장이 아니다.

후발주자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업계 1등 자리를 차지한 비결은 대체 뭘까. 선두에 선 수장이 고집한 원칙은 차별화다.

“카메라 고를 때 어떻게 하죠?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면서 남들과 다른 제품을 사고 싶어 하죠.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뭔가 달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제품과 브랜드, 고객과의 소통에 있어 경쟁사와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 이유죠.”


그가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꼽는 부분 중 하나는 고객과의 색다른 소통 방식이다. 카메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대학생들에게 소니의 카메라를 사용해 볼 기회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렸다. 소니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 중 일부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다소 파격적인 인사도 단행했다.

“카메라에 대한 열정이 차고 넘치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했습니다. 우리 팀원들은 낮에는 거리에 나가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돌아와서는 밤을 새워가며 그날 있었던 일을 토론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이 축적돼 카메라 마니아를 위한 세미나, 아카데미 같은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카메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즐기면서 일하니 당할 자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 부장은 “작년 5월 한국 알파 사업부로 복귀하면서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1등이 되자’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 숙제가 생각보다 빨리 달성됐다”며 “‘카메라에 숨겨진 모든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소니의 미션을 잊지 않고 ‘또 다른 가능성’을 향해 열심히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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