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고위급, 마라톤 접촉…'재발방지' 쟁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5.08.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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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오후 6시30분쯤부터 판문점서 '2+2 고위급 접촉'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5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5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22일 극적으로 열린 '남북 2+2 고위급 접촉'이 5시간 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측의 요구하는 군사적 도발의 재발방지 약속과 북측이 요구하는 대북 심리전 중단 등이 쟁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부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2' 고위급 접촉을 갖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밤 11시50분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접촉에서 남측은 최근 서부전선에서의 '목함지뢰' 매설과 포격 등 군사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대북 확성기 사용 등 비무장지대(DMZ) 일대 심리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이 이 같은 도발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는 점에 비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의 요구가 관철될 지는 미지수다.

이날 접촉은 북한의 접촉 제안에 이은 우리 측의 수정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북한은 전날 오후 4시쯤 김 당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김 실장과 김 당비서와의 접촉을 제의해 왔다. 이에 우리 측은 같은 날 6시쯤 김 실장 명의로 김 당비서가 아닌 황 총정치국장과의 접촉을 원한다는 수정 통지문을 보냈다.


이 같은 우리 측 수정 제안에 대해 북측은 이날 오전 9시쯤 황 총정치국장과 김 당비서가 나오기로 했다며 김 실장과 홍 장관이 접촉에 나올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제안을 우리 측이 받아들이면서 이날 회담이 성사됐다.

북한은 지난 20일 경기도 연천 지역으로 포격을 가한 직후인 20일 오후 5시쯤 북한군 총참모부 명의 전통문을 통해 "48시간 이내(22일 오후 5시 전)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의 만남은 지난해 10월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황 총정치국장과 김 당비서 등이 인천을 전격 방문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그러나 당시 회동은 인천 시내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겸한 것으로 공식적인 회담은 아니었다. 남북 간 장관급 이상 고위급 회담은 2007년 11월 남북 국방장관 회담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에도 불구하고 군은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왔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를 거쳐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2'로 2단계 격상해 북한군의 동향을 정밀 감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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