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억울하시죠?"··· 朴대통령, 화기애애 '티타임'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5.08.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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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朴대통령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농담도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안 의결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에 앞서 장관들과 약 12분간 화기애애한 '티타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직전 장관들과 티타임을 가진 것은 3월17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은 '소통부족'이라는 그동안의 비판을 의식한듯 가벼운 농담을 섞어가며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오전 10시 국무회의를 앞두고 박 대통령은 9시48분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미리 도착한 장관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속속 도착하는 국무위원들을 웃으며 맞았다.

박 대통령은 "어서 오세요. 늦으신 것 아닙니다"라며 "예산을 선택과 집중을 해서 배분하자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도착하는 것을 본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총리가 늦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이렇게 시간을 딱 지켰는데 늦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억울하시겠다"며 웃음을 끌어냈다.

이 실장이 "대통령님보다 늦었다는 얘기"라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앞을 그렇게 생략하시면 안 되죠.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는 표현의 띄어쓰기를 이용한 유머), 문맥이 아주 이상해진다"는 농담을 던졌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70년간 농촌의 변화상을 다룬 사진전에 박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화제를 전환하자 박 대통령은 '창조농업'을 주제로 말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농업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떤 사람들은 빵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 글루텐이라는 게 있어서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래서 쌀을 갖고 빵도 만들고 케익도 만들고 여러가지를 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글루텐을 제거하는 것을 다른 나라가 실패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성공해서 수출도 하고, 시식을 해봤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얘기를 안 하면 빵인지 쌀인지 모르겠더라"라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오늘 농업 사진전에 가면 글루텐이 빠진, 글루텐 프리 빵, 케이크, 아이스크림을 한번 시식해보라"며 "국가도 경영이다. 한마디로 알리는 것이다. 그런 좋은 기술이 있으면 뭐하느냐. 국민들이 그걸 알고 활용하고 발전시키고 이런 분위기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와 관련, "오늘 국무회의는 가장 짧은 국무회의가 되면서도 중요한 결정을 하는 국무회의"라며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국민들의 자신감과 사기가 오르는 게 바로 국가 발전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태원 SK 회장 등 경제인 14명을 포함해 총 220만여 명에 대한 특별사면·복권 또는 행정제재 감면을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당면한 과제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건설업계, 소프트웨어 업계 등과 일부 기업인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번 사면에선 생계형 사면을 위주로 다수 서민들과 영세업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그동안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사면을 제한적으로 행사했었는데,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이루고 국민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특별사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면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함으로써 새로운 70년의 성공 역사를 설계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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