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의 중국 및 홍콩 법인들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총 1조1513억원의 당기순손실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향후손실 가능성에 대비한 충당금 등까지 포함된 수치다.
이는 지난달 31일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최근 4년간 중국사업에서 에비타 기준 3200억원 적자를 기록했을 뿐이라고 반박한 것과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당시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의 2011~2014년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EBITDA 기준으로 1600억원, 롯데그룹 전체는 3200억원(2009~2014년)에 불과하다"며 "내년이면 매출액 4조5000억. 영업이익 900억원 흑자로 돌아서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중국사업 적자는 매주 올라가는 보고서를 통해 이미 수차례 보고된 상황"이라며 "신동빈 회장도 보고자리에 같이 배석했고 이 내용은 별도로 문서화해 재차 보고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사장이 중국사업 실적을 설명한 기준이 에비타라는 점이다. 에비타는 법인세와 이자비용,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손익으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뜻한다. 세금 등 국가간 순이익이 다르게 계산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해외기업간 실적 비교 등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재무제표상 일부 비용항목이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 영업손익이나 당기순손익과 격차가 날 수 있다. 즉 이 대표를 비롯해 신동빈 회장측이 그동안 신격호 회장에게 실제 영업실적보다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주는 에비타 기준 실적을 보고해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 측이 중국사업 실적을 부실 보고했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측 의혹제기에 힘을 싣는다.
다만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각국에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해외법인의 실적비교를 위해 일반 영업손익 기준 실적보는 에비타 기준이 보다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회계전문가는 "에비타 기준으로 보면 각종 비용과 세금 등이 빠지기 때문에 적자규모가 실제 영업손실에 비해 적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해외 각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기업의 경우 국가간 세금, 감가상각 등 비 영업적인 부분의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실제 현금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에비타 기준으로 실적을 비교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