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식권' 버렸더니 식비가 1500만원 줄었다?!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5.07.06 07:22
글자크기

[K앱스타 2015]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 조정호 벤디스 대표 "기업 모두 만족, 투자도 받았어요"

조정호 벤디스 대표/사진=김창현 기자조정호 벤디스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한 달에 6000만원 정도 직원 식비를 소요하는 대기업에서 '식권대장'을 도입한 후 한 달 만에 15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직원들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하던 식권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조정호 벤디스 대표(29)는 식권대장을 도입한 해당 대기업으로부터 감사인사를 받았다. 그동안 낭비되던 식비를 1500만원이나 줄인 대기업은 식권대장에 몹시 만족해했다. 다만, 식권대장을 도입한 해당 대기업 직원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받았다.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서 낭비되던 식비를 줄일 수 있게 됐어요. 수고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줄줄 새고 있던 돈을 바라만보고 있었던 건가요?"

식권대장은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계산이 가능한 모바일 식권이다. 사내식당이 있는 곳보다는 외부 음식점과 가맹을 맺고 직원들이 식사하는 시스템에서 특히 유용하다. 이런 경우 회사에서는 종이식권을 직원에게 나눠주고 매달 가맹 식당에서 종이식권을 회수해 정산을 해준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고가 들어간다.



식권대장을 도입하면 종이식권을 발행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매달 며칠을 꼬박 새면서 정산해야 하는 재무팀의 업무도 크게 덜 수 있다. 온라인으로 바로바로 수량, 사용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번거로움 때문에 가맹 음식점을 2~3곳 미만으로 한정했던 회사는 가맹 음식점을 늘려 직원의 선택권을 보장해줄 수도 있다. 당연히 직원 만족도도 올라간다.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회사에서 식권대장을 통해 직원에게 한정수량의 식권을 부여한다. 그러면 해당 음식점에서 점주가 모바일 식권을 터치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바코드, NFC(근거리무선통신)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됐지만, 터치 방식으로도 충분했다.

처음에는 가맹 식당에서 식권대장 서비스를 믿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한 칼국수집 할머니는 "바쁜 와중에 언제 스마트폰을 누르고 있느냐"며 종이식권 퇴출에 크게 반발했다. 벤디스에서는 종이식권을 받고 보관하는 것보다 스마트폰 터치가 빠르고 편리하다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럼에도 의심의 눈초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벤디스의 설득에 해당 칼국수집에서는 한 달간 식권대장을 도입해보기로 했다. 오류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던 칼국수집 주인은 한 달간 식권대장으로 받은 손님을 공책에 따로 기록해뒀다. 계산이 맞지 않으면 크게 혼쭐을 내줄 생각이었다. 한 달 뒤 점주의 예상대로 식권대장과 칼국수집에서 기록해둔 계산이 서로 달랐다. 실제로 방문한 손님보다 칼국수집에서 기록해둔 손님수가 한 사람 더 적었던 것. 점주는 '잃어버린 한 명'을 찾은 것에 만족해하며 기꺼이 식권대장을 도입했다.

벤디스는 지난 4월 '대한민국 모바일어워드 2015 4월의 모바일'을 수상했다. 식권대장의 성장성을 알아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이하 본엔젤스)와 '배달의 민족'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월 공동으로 벤디스에 7억 원을 투자했다.

조 대표가 4년 전, 중소상공인 온라인 마일리지 서비스 '숨포인트'를 서비스하는 SCV를 설립했을 때, 본엔젤스는 사업의 성공여부에 의문을 제기했었다. 그런 본엔젤스가 새로운 서비스 식권대장 사업을 보고는 기꺼이 투자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조 대표를 처음 본 자리에서 투자를 결정했다.

조 대표는 "본엔젤스와 우아한형제들로부터 투자유치가 확정된 순간, 4년 전이 생각나 뛸 듯이 기뻤다"며 "종이식권과 장부, 직원이 직접 챙겨 회사에 제출해야 하는 카드 영수증을 모두 식권대장으로 품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