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사퇴" 김태호에 "X새끼" "지X하네"…새누리 최고위 '폭발'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5.07.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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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새누리 지도부 폭발…연일 유승민 사퇴 압박에 "해도 너무한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재반박하려다 김무성 대표의 회의 종료선언으로 말문이 막히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015.7.2/뉴스1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재반박하려다 김무성 대표의 회의 종료선언으로 말문이 막히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015.7.2/뉴스1


"김태호 그만해라." "저 X새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 선봉에 나서왔던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에게 새누리당 지도부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퇴 반대 측만이 아니다, 사퇴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까지 김태호 최고위원의 언행이 도를 지나쳤다는 판단에 "너무하다"는 탄식을 그치지 못했다.

이 가운데 김 최고위원을 향해 일부 새누리당 지도부는 욕설에 가까운 거친 말까지 내뱉는 등 쌓여왔던 감정이 드러났다.



사태의 발단은 김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또다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다. 김 최고위원은 "오늘도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사람 앞에서 매일 이런 말을 한다는게 고통스럽다"며 "유승민 원내대표가 용기있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긴급 최고위원회와 전날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 등을 통해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 발언을 자제하고 유 원내대표의 결정을 기다리자는 데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던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아예 발언을 하지 않았고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직접적으로 유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은 삼갔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이 같은 지도부의 방침을 무시한 채 유 원내대표 사퇴 촉구 발언을 강행하자 회의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유 원내대표가 바로 옆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이 발언하는 내용을 어두운 표정으로 묵묵히 듣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던 회의 분위기에 돌을 던진 것은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매 회의마다 정책 위주의 발언을 해왔지만 이날은 작정한 듯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따금하게 질책했다.


그는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가지고 긴급 최고위를 개최한 지 3일 밖에 안 됐다. 유 원내대표가 고민해 보겠다고 했는데 1주일을 못 기다리느냐"며 "해도 너무한다"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또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 당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고, 유 원내대표가 합리적 결정을 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하는 미덕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 의장이 발언을 마치자 김 최고위원이 곧바로 "한 말씀 드리겠다"며 발끈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가 "하지말라"고 발언을 허락하지 않았으나 김 최고위원은 "잘못 전달되면 안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김 대표는 "회의 끝내겠습니다. 회의 끝내"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떠났다. 유 원내대표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부당함을 호소하려 했으나 이인제 최고위원이 "김 최고, 고정해"라며 제지에 나서고 서청원 최고위원도 김 최고위원의 팔을 붙드는 등 김 최고위원에 동조하지 않았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회의 참석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이 중에 김 대표와 가까운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X새끼"라며 김 최고위원의 행동에 대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다른 새누리당 당직자 역시 김 최고위원에 대해 "지X하네"라면서 냉소를 보내며 회의장을 나갔다.

김 최고위원에 대해 "X새끼"라고 내뱉은 김의원은 "매일같이 너무 하지 않느냐. 서 최고위원도 나가면서 '김태호 저거 너무하네'라고 그랬다"고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그는 "(김 최고위원이 친구이기 때문에) 저런 행동이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더욱 그렇다"며 이날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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