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형문화재 22호 안평대군 집터 '경매行'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5.06.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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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22호로 지정된 종로구 부암동의 안평대군 집터. / 사진제공=대법원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22호로 지정된 종로구 부암동의 안평대군 집터. / 사진제공=대법원


조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 이용의 집터가 경매시장에 나왔다.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인 현진건의 집터 역시 경매 처분된다.

16일 경매전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이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서울 종로구 부암동 319-4번지, 325-2번지 등 5개 필지 1721㎡의 경매가 진행된다. 해당 필지는 모두 정모씨의 소유로, 감정가격은 42억4477만원에 이른다.



특히 319-4번지는 안평대군의 집터로 1974년 1월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됐다. 이곳은 안평대군이 꿈에 도원에서 놀고 나서 그곳과 같은 자리라고 생각되는 곳에 정자를 세우고 글을 읊으며 활을 쏘았다고 전해진다.

부지 앞의 바위에는 한쪽 면을 다듬고 그 윗부분의 가운데 큰 현판 모양으로 장방형 틀을 판 평면에 '무계동(武溪洞)'이라고 새겼는데 안평대군이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된다. 1453년(단종 1년) 안평대군이 역모로 몰려서 사약을 받고 죽은 이후 이곳도 폐허가 되고 말았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22호로 지정된 종로구 부암동의 안평대군 집터 앞에 안평대군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무계동 글씨. / 사진제공=대법원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22호로 지정된 종로구 부암동의 안평대군 집터 앞에 안평대군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무계동 글씨. / 사진제공=대법원
현재는 후대에 지은 낡은 기와집 한 채(108㎡)가 서 있는데 경매 대상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는 경매대상에서 빠져 있다.

정충진 열린 변호사는 "안평대군 집터는 문화재로 지정돼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개인적 목적으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 주인의 채무액이 34억원에 달해 경매가 중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현진건의 집터인 부암동 325-2번지도 경매 처분된다. 나머지 3개 필지는 두 집터에 붙어있는 대지들이다. 경복궁 서쪽에 있는 이들 집터는 아래위로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운수좋은 날', '빈처' 등으로 유명한 현진건이 말년에 이곳에 살면서 작품을 썼다고 알려졌다.
이달 30일 경매 진행되는 종로구 부암동 현진건의 집터 표지판. / 사진제공=대법원이달 30일 경매 진행되는 종로구 부암동 현진건의 집터 표지판. / 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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