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8일 "메르스 의심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만약 확진 된다면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등 국제적으로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본부)는 메르스 환자 병실을 다녀간 후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격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세 번째 메르스 환자의 아들이 중국으로 출국했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는 발열 등의 증상으로 지난 22일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본인이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25일 다시 응급실을 찾아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밝히자 의료진이 중국출장을 취소하라고 권했지만 이 말을 듣지 않았다.
환자는 홍콩을 경유해 지난 26일 중국에 입국했고 본부는 의료기관의 신고로 이 사실을 27일에야 인지했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에서 메르스 검사를 하고 있으며 결과는 28일 오후나 29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비행기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탑승객이 세계로 퍼진 상황이기 때문에 확진 시 3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사태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 아니다. 이날 메르스 환자로 새롭게 밝혀진 2명 중 1명은 당초 본부에서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환자다. 첫 환자와 같은 병동의 다른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로, 화장실 등을 따로 썼으며 병실 간 거리는 10m정도 떨어져 있었다.
본부는 첫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있던 환자는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격리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중 환자가 발생하면서 격리 대상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공기감염 등 다른 루트로 전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공기감염이었다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됐을 것"이라며 "메르스 환자와 긴밀하게 만났던 접촉 포인트를 찾아야한다"고 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통한 3차 감염 가능성에 대해 그는 "해당병원 의료진 중 메르스 환자로 밝혀진 간호사는 격리 중 증상이 시작됐기 때문에 3차 감염은 아닐 것"이라며 "국내 의료기관은 다인실이 많고 간호인력 등의 숫자가 적은데다 병실 환기도 잘 되지 않아 원내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그는 "첫 환자의 중동지역 여행 이력이 빨리 확인 안됐다는 것이 문제"라며 "답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