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론칭한 1997년부터 사입제로 대리점을 운영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중 사입제로 대리점을 운영하는 곳은 노스페이스가 유일하다. 패션 브랜드까지 넓혀도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을 빼면 일괄 사입제를 운용하는 곳은 없다.
반면 위탁판매제는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 이를 판매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아웃도어 업계 평균 마진율 30~33%)로 받는 방식이다. 마진율이 낮은 대신 반품이 가능해 대리점주의 재고 부담이 없다. 경기가 좋을 때는 사입제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재고가 늘어나는 불경기에는 위탁판매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영업이 가능한 셈이다.
노스페이스 A대리점 점주는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할 때는 사입제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하지만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지난해부터 영업방식 전환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재고부담과 자금난으로 올해 폐점한 노스페이스 대리점이 최소 4개 이상으로 파악됐다.
노스페이스 대리점 점주들은 영업방식 전환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노스페이스 B대리점 점주는 "재고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물량 매입에 따른 자금 압박도 덜 할 것"이라며 "전체 대리점주의 70%가량이 영원아웃도어의 영업방식 전환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영원아웃도어 입장에선 기존에 대리점들이 자체 처리하던 재고 부담을 안게 된 점이 부담이다. 하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창출하는 대리점 영업난 해소가 회사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위탁판매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대리점은 국내 노스페이스 전체 매장의 약 48% 가량을 차지한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위탁판매 방식으로의 전환에 따라 상품기획과 생산 및 유통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 2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