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1위 노스페이스, 20년 영업전략 바꿨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5.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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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성장 정체, '사입제' 대신'위탁제'로 전환…대리점 재고부담 해소

국내 아웃도어 업계 1위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20년 가까이 고수한 영업 전략을 버렸다. 대리점 영업 방식을 기존 '사입제'에서 '위탁판매제'로 전환키로 한 것. 아웃도어 시장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대리점들의 재고부담과 자금난이 가중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오는 7월1일자로 전국 150여 개 대리점의 영업방식을 위탁판매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위탁판매제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로 판매되는 의류, 신발 제품에 적용된다.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론칭한 1997년부터 사입제로 대리점을 운영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중 사입제로 대리점을 운영하는 곳은 노스페이스가 유일하다. 패션 브랜드까지 넓혀도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을 빼면 일괄 사입제를 운용하는 곳은 없다.



사입제는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직접 매입한 물량을 판매하는 영업방식이다. 대리점 마진율이 45% 안팎으로 위탁판매제에 비해 높은 대신 재고물량을 대리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위탁판매제는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 이를 판매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아웃도어 업계 평균 마진율 30~33%)로 받는 방식이다. 마진율이 낮은 대신 반품이 가능해 대리점주의 재고 부담이 없다. 경기가 좋을 때는 사입제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재고가 늘어나는 불경기에는 위탁판매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영업이 가능한 셈이다.

아웃도어 업계 1위 노스페이스, 20년 영업전략 바꿨다


노스페이스는 기존 사입제로는 업계 불황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18년간 지켜온 영업 방식에 변화를 줬다.


노스페이스 A대리점 점주는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할 때는 사입제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하지만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지난해부터 영업방식 전환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재고부담과 자금난으로 올해 폐점한 노스페이스 대리점이 최소 4개 이상으로 파악됐다.

노스페이스 대리점 점주들은 영업방식 전환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노스페이스 B대리점 점주는 "재고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물량 매입에 따른 자금 압박도 덜 할 것"이라며 "전체 대리점주의 70%가량이 영원아웃도어의 영업방식 전환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영원아웃도어 입장에선 기존에 대리점들이 자체 처리하던 재고 부담을 안게 된 점이 부담이다. 하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창출하는 대리점 영업난 해소가 회사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위탁판매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대리점은 국내 노스페이스 전체 매장의 약 48% 가량을 차지한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위탁판매 방식으로의 전환에 따라 상품기획과 생산 및 유통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 2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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