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발표된 감자결정으로 상장이 유지되지는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투기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자본잠식 등 여전히 관리종목 사유가 남아있는 데다 감자 후 대규모 주식가치 훼손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투기수요가 몰린 점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동부건설은 가격상한선인 483원까지 오르며 6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동부건설은 이날 오전 9시40분경까지만 해도 전일 대비 13% 내린 365원에 머물렀으나 저점 대비 32%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동부건설 총 거래량은 433만7600여주로 상장주식 총 수(5004만여주)의 8.7%, 대주주 지분 및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물량(2542만여주)의 17%에 이르는 규모다. 상한가에 매수주문을 냈음에도 매물이 나오지 않아 체결되지 않은 잔량만 78만주를 웃돈다.
대개 대규모 감자는 주주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지는 만큼 악재로 여겨지만 동부건설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주가가 액면가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지난 2월 동부건설을 주가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이달 초에도 상장폐지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동부건설 주가는 끝내 기준선을 맞추지 못했고 거래소도 이날 상장폐지 사유발생을 공시했다.
하지만 감자가 단행되면 동부건설 액면가는 500원으로 낮아진다. 일반주주가 가진 483원짜리 주식 10주는 4830원짜리 1주로 바뀐다. 상장폐지 사유를 간단히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다만 대규모 감자로 인해 1주당 순자산가치는 그만큼 낮아진다. 주식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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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관계자는 "감자로 인한 지분가치 훼손을 감수하고서라도 상장폐지 모면을 기대한 투기심리가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가가 워낙 싼 상황이라 손실가능성을 감수한 투기적 수요가 쏠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이 유지된다고 해서 바로 동부건설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주가미달 사유로 관리종목 사유가 추가됐다. 지난 3월말에는 자본잠식률이 90% 이상이라는 이유로 또 관리종목 사유가 추가된 바 있다.
한편 동부건설은 이번 회생계획안을 바탕으로 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즉각 제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