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러분, 주식투자 하십니까?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5.05.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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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92>2030세대가 주식으로 부~자 되는 법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20(30)대 여러분, 부자 되기 위해 투자 하십니까?”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한 설문조사(USA TODAY/Bank of America Better Money Habits)를 보면 1980년대~1990년대 생인 35세 미만의 성인들 가운데 약 3분의2가 정기적으로 저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의 과반수는 고작 은행 저축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정도다. 현재 미국에서 은행 저축예금 금리는 거의 0%에 가깝다. 따라서 미래를 위한 진정한 ‘저축’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들에게 저축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과반수는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답했고, 은퇴나 집을 사기 위해 저축한다는 대답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점은 이들이 진정한 ‘저축’이나 ‘투자’를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실제로 저축을 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퇴직연금을 든 경우는 3분의1 정도에 불과했고 주식 등 다른 투자를 하는 경우는 고작 20퍼센트에 그쳤다.



미국 온라인 소비자 재무정보 사이트인 bankrate.com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30세 미만의 세대 가운데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은 26퍼센트에 불과했다. 이는 그들 부모세대(50세~64세)의 약 58퍼센트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들 2030세대가 주식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뭘까? bankrate.com의 조사에서 20대는 주식투자를 꺼리는 이유로 재무지식의 부족, 투자자본의 부족, 그리고 월가에 대한 불신 등을 꼽았다. (▶관련기사: 2030세대가 주식투자 꺼리는 진짜 이유…'트라우마')

『Millennial Money: How Young Investors Can Build a Fortune』의 저자 패트릭 오셔그니씨(Patrick O’Shaughnessy)는 “20대는 주식시장에 대해 잘 모르고, 또 주식 브로커를 믿지 않으며 주식시장 자체에 대해서 불신을 갖고 있다”며 20대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큰 불신을 품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할 무렵인 2008년에 금융 위기가 닥쳤고 이후 경제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빠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30대 중반까지도 주식시장에 대해 똑같은 기피증을 갖고 있다. 이들이 학교를 졸업할 즈음인 2001년 911테러 사태가 일어났고 뒤이어 경제가 침체되면서 직장을 구하기가 무척 어려워졌었다.

이에 대해 오셔그니씨는 이들 20대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저축(또는 투자)에 있어 가장 큰 이점인 장기투자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에 있어 가장 큰 이점은 장기 투자를 한다는 건데, 20대는 이러한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20대가 저축이나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요행을 바라는 투기와 같은 주식투자를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오셔그니씨는 덧붙인다. 그는 “테슬라, 트위터, GoPro 등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인기주에 현혹돼 주가가 매우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20대도 있다”며 20대에는 오랫동안 투자를 하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투자 습관을 익혀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략 20대부터 일을 시작하면 은퇴할 때까지 약 30년 정도 저축이나 투자를 할 수 있는데 투자기간이 길면 길수록 수익률이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이는 ‘복리의 힘’(power of compounding) 때문이다. 실제로 1985년부터 30년간 미국 증시 상승률은 약 2000%에 달했다.

하지만 아무리 복리의 효과를 설명하며 앞으로 삼사십년 후의 투자성과를 얘기해도 막상 카드 빚과 학자금 대출 등을 갚기에 급급해 주식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는 20대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 밖에 안 된다.

게다가 수년째 경제 저성장으로 많은 20대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시급 알바를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어 저축이나 투자는 둘째 치고 부모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받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관련기사: 어른돼도 부모에게 손 벌리는 밀레니엄세대, “게을러서?”)

하지만 많은 재무설계사들은 그럼에도 20대부터 저축이나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며 20대를 위한 세 가지 재무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생활하고 남은 것을 저축하려 하지 말고 먼저 저축부터 하고 나서 생활하라. 그렇지 않으면 20대엔 영영 저축이나 투자를 하기 어렵다.

둘째, 소득의 1퍼센트라도 좋으니 연금저축이나 투자에 가입하라. 처음부터 소득의 20퍼센트를 저축하기 어렵다. 그러나 적은 금액이라도 일찍 시작하면 복리의 효과로 나중에 커지게 된다.

셋째, 학자금 대출을 조기상환하려고 안달하지 마라. 대출금 상환 때문에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희생해선 안 된다.

저축이나 투자는 빨리 시작할수록 그래서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나중에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에선 초등학생 때부터 주식투자를 배우며 장기 저축과 투자에 눈을 뜨고 있다. 초등 4학년생들이 모의주식투자경연대회에서 우승했다는 뉴스도 들린다. (▶관련기사: 초등4년생이 주식경연대회 우승, "10주 수익률 47%")

20(30)대 여러분, 이제부터라도 주식투자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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