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배 커지는 V낸드 시장, 반도체 '단(段)의 전쟁'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5.04.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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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말 V낸드 비중 29.6% 예상, 도시바·하이닉스 등 속속 양산 계획…1등 삼성, 곧 48단 양산 개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수직구조(3D) V낸드 플래시 반도체 비중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장 내년까지 시장규모가 10배로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분야를 나 홀로 선점한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들도 속속 V낸드 양산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정보 저장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V낸드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빠른 시간 내 현행 32단에서 더 진보한 48단 제품을 양산해 추격자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V낸드 시장 1년반만에 10배 가량 확대 전망=26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 반도체의 기술별 향후 비중은 V낸드가 올 2분기 2.9%에서 연말 7.4%까지 높아진다. 이어 2016년4분기에는 29.6%로 커져 1년 반 만에 10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서플라이는 V낸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17년에는 현행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평면 TLC(트리플레벨셀, 1셀당 3비트)나 MLC(멀티레벨셀) 낸드 플래시를 제치고 V낸드가 가장 큰 비중(41.2%)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에는 시장의 대부분(77.2%)을 V낸드가 장악한다고 분석했다. 최고난이도의 기술이 들어가는 만큼 지금은 프리미엄 시장인 서버용 제품에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모바일용 등으로 빠르게 확산된다고 예상한 것이다.


평면 낸드에 비해 3D V낸드는 속도는 2배, 내구성은 10배, 생산성은 2배 더 낫고, 전력소모량도 절반에 불과하다. TLC는 1비트나 2비트보다 고용량화가 쉽고 무게나 크기는 대폭 줄일 수 있다. 현재 TLC는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양산하고 있고 V낸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양산 중이다.

내년 10배 커지는 V낸드 시장, 반도체 '단(段)의 전쟁' 시작됐다


◇V낸드, 누가 더 높이 쌓나…글로벌 경쟁 심화=V낸드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 플래시 시장 2위인 도시바는 48단 V낸드 플래시 제품을 하반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3위 마이크론은 인텔과 손잡고 3D 낸드 플래시를 공동 개발키로 하는 한편 삼성전자(128Gb TLC)보다 용량을 3배 높인 384Gb(기가비트) TLC 기술도 최근 공개했다.

4위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부터 36단 MLC V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다. 작년 말 24단을 개발해 3D 낸드에 대한 기술력은 확보했다. 이어 올 연말 48단 TLC V낸드 제품을 내놓아 본격적인 V낸드 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재빨리 도망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8월 24단 MLC V낸드 양산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3D 낸드 플래시 시장을 연 후 지난해 10월부터 32단 128Gb TLC V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48단 제품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을 상당부분 끝마친 상태다. 최종 점검을 끝내고 경쟁사들보다 앞서 6~7월쯤 48단 TLC V낸드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등이 따라오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 시제품 생산 등은 실제 양산에 들어가는 것과 시차가 크다"며 "양산 직전에라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상당기간 계획이 지체되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추격 능력은 양산시점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고 있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역시 3D 낸드 플래시로 무게중심을 옮길 전망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2~3% 수준인 V낸드 SSD 비중을 각각 2017년 17~19%, 2018년 31~35%, 2019년 45~55%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SD 시장에서 점유율 34%를 기록해 2위 인텔(17%)을 두 배 격차로 따돌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V낸드 기술에서 앞선 삼성전자가 SSD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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