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디트로이트에 있었다면 성공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강기준 기자, 안재용 기자 2015.04.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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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키플랫폼] 이틀째 신개념 쌍방향 워크숍 '플러그 인 앤 토크'-'생태계의 개방적 협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페리 하 드래이퍼 아테나 창립자 및 매니징 디렉터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실리콘밸리의 개방형 생태계 구축의 역사와 발전의 비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페리 하 드래이퍼 아테나 창립자 및 매니징 디렉터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실리콘밸리의 개방형 생태계 구축의 역사와 발전의 비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전기차 분야의 '선두주자' 테슬라가 디트로이트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테슬라가 통념을 완전히 뛰어넘는 자동차를 만든 것은 실패를 감수하는 문화가 있는 실리콘밸리에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페리 하 드레이퍼아테나 창립자 및 매니징 디렉터는 23∼24일 이틀 간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행사 이틀째 열린 신개념 쌍방향 워크숍 '플러그 인 앤 토크'(Plug in & Talk)의 세번째 순서인 '생태계의 개방적 협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회의에서다.



하 디렉터는 '실리콘밸리의 개방형생태계 구축의 역사와 발전의 비밀'을 주제로 발표하며 "테슬라는 스스로 전기차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차세대 에너지 회사로 생각한다"며 "시속 60마일로 2.6초내에 가속되는 스포츠카라는 개념 역시 테슬라였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가 1~2년 후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늘날의 테슬라를 가능케 한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핵심적인 성공 요소로 날씨, 유능한 인재, 투자자금, 기업생태계, 문화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다양한 산업들의 기업이 패러다임을 깨면서 실패를 용인받을 수 있는 문화가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의 좌장을 맡은 김기찬 카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하 디렉터의 발표에 공감하며 "날씨, 인재, 자금은 한국에도 있지만 기업생태계가 개방적이지 못하고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차이"라고 진단했다.

박병훈 TNO그룹 한국대표는 '네덜란드 혁신 클러스터의 성공조건과 도전'을 주제로 발표하며 "서로 다른 영역의 과학자들이 아주 편하게 얘기하면서 의견충돌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게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14나노미터인 반도체 회로선폭이 내년엔 7나노로 작아진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여기엔 반도체와 전혀 다른 분야로 여겨지는 우주과학 기술이 적용됐다"며 다른 영역의 아이디어가 결합돼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또 박 대표는 "당국은 정책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에 예민해 하는 반면 회사들은 이윤을, 연구자들은 연구영역에서의 평판을 가장 중요시 한다"며 "이 세 당사자들의 합의가 도출될 때 좋은 아이디어와 혁신이 나온다"고 했다.

클라우스 케이슨 코펜하겐미래학연구소 대표는 '개방적 혁신'의 조건으로 '유연성'을 꼽았다. 그는 "점점 더 복잡하고 빠르게 기업들의 사업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선 역량있는 파트너와 손잡고 인재와 혁신적 기술 받아들이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키아가 독립기업으로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고 누군가 10년 전에 말했다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라며 "큰 몸집을 갖고 외부와 상호반응을 하지 못하면 노키아처럼 경쟁사 모니터링만하다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슨 대표에 따르면 1973~1983년 포춘 1000대 기업의 교체율은 30%였지만 최근엔 이 비율이 70%에 달한다. 포춘1000대 기업 가운데 10년 간 1000대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는 곳은 30%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른 결과다.

플레밍 핑크 덴마크 아르후스대 기업가정신 혁신센터 소장은 생태계 내 대학의 기능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의 인큐베이터는 특정 회사를 지원하는게 아니라 학생의 역량을 지원한다"며 "이에 인문학도와 사회과학도들도 졸업 후 상당수 창업을 준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창업준비가 된 졸업생을 배출해 업계에서 가치를 발휘할 수 있게 하고 학계의 지식 기반이 중소기업에서 더 활발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진행된 특별강연에서 김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의 '혁신'이 '플랫폼'으로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를 제하의 강연에서 "한국에선 과정과 제품의 혁신에 대해선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애플 같은 플랫폼 혁신에 대해선 논의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가 플랫폼과 생태계에 대한 전쟁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디바이스(기기) 전쟁에 머물고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성장한 만큼 플랫폼과 생태계로 논의의 초점이 이동할 때"라고 제안했다.

이어 김 교수는 "중국의 알리바바가 사람들이 가장 귀찮아 하는 환전, 면세서비스를 해주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성공을 거뒀듯 킬러 콘텐츠 개발이 플랫폼 성공의 우선적인 요소"라며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게 바로 플랫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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