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L'이 무엇의 줄임말 인지 아세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강기준 기자, 안재용 기자 2015.04.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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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키플랫폼] 이틀째 신개념 쌍방향 워크숍 '플러그 인 앤 토크'-'실리콘밸리 IT 거인들의 혁신 방법론'

제니 강 시만텍 국제부 이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거대 기술 기업이 주는 교훈: 성공적 변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br>
제니 강 시만텍 국제부 이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거대 기술 기업이 주는 교훈: 성공적 변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실패를 뜻하는 'FAIL'이 무엇의 약자인지 아세요? '배우는 과정의 첫번째 시도'(First Attempt In Learning)입니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혁신의 전제조건입니다." (제니 강 시만텍 국제부 이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가 명예의 훈장입니다. 직원들이 실패에서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데에서 '혁신'은 시작됩니다. 이런 문화가 없는 한국 기업에는 혁신도 없습니다." (딘 시바라 SAP 부사장)



23~24일 이틀 간의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의 둘째 날 쌍방향 워크샵 '플러그 인 앤 토크'(Plug in & Talk)에서는 혁신을 가능케 하는 기업문화와 사업 추진 방식 등에 대한 조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오전 '실리콘밸리 IT 거인들의 혁신 방법론'을 주제로 진행된 '플러그 인 앤 토크'에는 세계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SAP의 시바라 부사장과 세계최대 보안솔루션 업체 시만텍의 강 이사, 세계최대 네트워크장비업체 시스코의 헬더 안투네스 선임이사, 글로벌 기업용 솔루션업체 CA테크놀로지스의 비카스 크리샤나 부사장 등이 강연자 겸 패널로 참여했다.



시바라 부사장은 "대기업의 혁신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이를 시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자본, 그리고 제품이 팔릴 시장인데 이는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행해 혁신으로 연결시켜주는 문화적 배경이 한국 대기업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딘 시바라 SAP 부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거대 기술 기업이 주는 교훈: 기업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딘 시바라 SAP 부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거대 기술 기업이 주는 교훈: 기업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시바라 부사장은 "한국 대기업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한국에서 '실패'의 의미는 '끝'이나 다름없다"며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기업문화는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구체화되지 못하도록 막는 장벽"이라고 말했다.

시만텍의 강 이사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민첩 방법론'(Agile Methodology)을 소개했다. '민첩 방법론'이란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2∼3주 간격으로 고객에게 보여주고 고객의 반응을 반영해 수정을 거듭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인 대기업에서는 신제품을 내놓을 때 '폭포 방법론'(Waterfall Methodology)에 따라 6개월 이상에 걸쳐 기획과 개발 등의 단계를 거친 뒤에야 고객에서 신제품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신제품이 고객의 외면을 받는 등 실패의 위험이 크다.

강 이사는 "신제품이 출시된 뒤 결함이 고객에게서 발견됐을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출시 전 기업 내부에서 결함이 발견됐을 때의 약 50배에 달한다"며 "실패의 부담을 줄이려면 '민첩 방법론'에 따라 개발 과정에서 수시로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내 '스타트업'(신사업 조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 안투네스 선임이사는 "회사 내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주고 힘을 실어주는 프로세스가 있는데, 이를 '알파'라고 부른다"며 "스타트업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내 스타트업은 아예 분사시켜 독립된 조직으로 활동하도록 장려하기도 한다"며 "그래야 기존 사업과 신사업 탐색에 모두 능한 '양손잡이'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직원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모으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연다. 안투네스 이사는 "이 경진대회를 우리는 '혁신 마라톤'이라고 부른다"며 "최대한 구체적인 영역을 선택해 경진대회를 열고, 회사 내 직원 뿐 아니라 그 지역의 누구라도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온 아이디어들을 잘 걸러서 성숙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용 솔루션업체 CA테크놀로지스는 직원들에게 제품 개발의 방법을 직접 선택할 권한을 준다. 이 회사의 비카스 크리샤나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지시하기에 앞서 직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해당 제품에 대해 직원들 스스로 최선의 방식을 선택해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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