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 주황 점퍼, '이변' 일으키고 판 바꿀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5.04.24 14:47
글자크기

[the300][4.29 후보자 인터뷰]서울 관악을 무소속 정동영 후보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HCN 서초사옥에서 관악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5.4.21/뉴스1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HCN 서초사옥에서 관악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5.4.21/뉴스1


"제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1석이) 새누리당으로 넘어갔겠죠."

무소속 정동영 후보의 검은색 SUV 차량은 관악구 난향동 가파른 고개를 올랐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이어졌다. 지난 22일 오후 난향동 휴먼시아 아파트 유세장에서 만난 그는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서 "같이 타자"고 권했다.

그는 24-25일 사전투표를 앞두고 "바닥 민심은 확실히 다르다"며 "제게 '꼭 돼야 할텐데' 말하는 분들이 일당백이다. 질 수 없는 선거"라고 했다. 그보다 1시간 앞서 만난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도 '질 수 없는 선거'라고 말했다. 양측 팽팽한 신경전이 느껴졌다.



정동영 후보는 새정치연합을 탈당, 무소속 출마했다. 그래서인지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야당과 차별화에 역점을 뒀다. 그는 "야당 130석에 1석 보태주는 게 정권심판이겠느냐"며 "제 당선은 정치 기득권의 판을 깨는 지각변동"이라 강조했다. 이어 "국민모임은 (기존) 야당을 극복하려고 나온 것"이라며 "호남 진보 유일후보인 저와 야당구실 못하는 정당의 신인 후보중 어느 쪽이 대표성을 갖겠느냐"고 말했다. 자신의 중도사퇴 가능성엔 "흑색선전"이라 일축했다.

관악을 선거는 관악주민과 여야 정당뿐 아니라 정동영 자신에게도 갈림길이다. 정치적 연고가 없는 관악구에 출마하면서 야권을 분열시킨다는 비난, 선거구를 옮겨 다닌다는 '선거철새'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2007년 대선실패 후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적 있지만 이후 서울 동작을강남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실패'의 맛을 봤다.



당선된다면 이변이자 기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낙선한다면 정치생명을 걱정해야 할 지 모른다. 올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제3의 야당 격인 '국민모임' 창당에 합류했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이날 아파트 유세 말미 "저는 정치인으로 많이 실패해본 사람이지만 (그렇게 실패했기 때문에) 좌절하고 아파하는 분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며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가 바로 복지국가 노선"이라고 말했다.

핵심공약은 교육과 자영업자 대책이다. 그는 "'서울대 몇명'도 중요하겠지만 그래서는 희망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경쟁교육이 아니라 혁신학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영업과 청년 비정규직이 관악을의 핵심문제인데 이건 대한민국의 핵심과제이기도 하다"며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치노선 경쟁을 하는 것이 관악을 주민에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방문이 예정된 중소기업 앞에 도착한 그는 땀을 식히려 벗어둔 주황색 점퍼를 다시 입고 차에서 내렸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정 후보를 돕는 이행자 서울시의원은 "악수해보면 안다. 하루하루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의 '희망'은 과연 이뤄질까. 두 사람 점퍼에 '지금 이대로는 안됩니다'란 글귀가 선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