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CM, 루이까또즈, 닥스, 메트로시티 홈페이지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백화점의 국내 4대 핸드백 브랜드(MCM·루이까또즈·닥스·메트로시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고, 올 1∼2월 매출도 8.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핸드백 매출이 각각 5.1%, 6.7% 성장한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B백화점 관계자는 "2011∼20112년만 해도 MCM, 루이까또즈 매출이 수입 명품 브랜드 매출을 웃돌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며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격히 꺾이더니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MCM 등 4대 브랜드가 한때 백화점 할인행사에 불참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지만 요즘은 재고가 쌓여 잇따라 할인에 참여하고 있다"며 "브랜드 뿐 아니라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가격 경쟁력 사라진 '로고백' 외면…식상한 디자인 탈피해야=4대 핸드백 브랜드 매출이 감소한 최대 원인은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이다. 출시 제품들이 인기를 끌자 매년 가격대를 올려온 것이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엔트리(기본모델) 제품 가격이 80만∼90만원대에 달하고, 100만원을 웃도는 제품도 많다.
사회 초년생 윤지나씨(29)는 "얼마 전 국내 핸드백 매장에 들렀다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며 "차라리 가격을 더 주고 수입 명품을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윤씨처럼 초고가 수입 명품 브랜드나 가격이 저렴한 신흥 브랜드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있다. A백화점의 수입 명품 매출은 지난해 10%, 올 1∼2월 17.9% 증가했다. 국내 4대 핸드백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낮은 쿠론, 루즈앤라운지, 브루노말리, 제이에스티나 등 신흥 브랜드도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스마트 소비 확산으로 로고백의 인기가 시들한 것도 한 요인이다. 3∼4년 전 로고백이 브랜드를 키웠다면 이제는 식상한 디자인이 된 것이다. C백화점 관계자는 "전통 로고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 매출 발목을 잡았다"며 "가격 정책이나 디자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