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칼라일, 화장품 신성 잇츠스킨 2조 인수 협상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박준식 기자 2015.03.30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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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입소문탄 잇츠스킨 매입해 고수익률 기대

유커(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화장품업체 잇츠스킨을 두고 칼라일그룹이 약 2조원 규모의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잇츠스킨의 모회사인 한불화장품은 효자 신규사업을 통해 큰 이익을 남기게 된다.

29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은 최근 2년 새 10배 이상 매출이 급증한 성장세와 화장품 한류열풍에 주목해 잇츠스킨 인수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매매가 2조원 선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잇츠스킨의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20~25배 수준이다. 수익성 지표인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낸다. 지난해 잇츠스킨의 EBITDA는 800억~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6초에 한 개씩 팔리는 제품으로 유명한 달팽이크림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Prestige cream d`escargot)'와 '파워10 포뮬라 에센스'가 잇츠스킨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아 지난해 중국 국경절(10월 1~7일) 기간 중 롯데면세점에서 주요 화장품 판매 순위 '톱(TOP) 5' 안에 들기도 했다. 브랜드숍 중 유일하다.



모회사인 한불화장품은 점차 사세가 기울고 있어 잇츠스킨 매각을 통해 반전을 이룰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불화장품은 2012년에는 매출액이 409억원이었으나 2013년에는 392억원으로 줄며 자회사인 잇츠스킨에 못 미쳤다.

반면 잇츠스킨의 매출액은 매년 수직상승하고 있다. 2012년 317억9700만원에 그쳤던 잇츠스킨 매출액은 2013년에는 530억4800만원을 늘었다. 지난해에는 3600억~370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잇츠스킨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칼라일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국내 기업 베팅에 나섰다. 총관리 자산이 1940억달러(약 215조원)에 달하는 칼라일은 지난해 3월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를 19억300만달러(약 2조1060억원)에 인수하면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모펀드다. 외환위기 때는 한미은행을 매입, 씨티그룹에 되팔아 큰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커들을 중심으로 화장품 한류열풍이 거세다"며 "칼라일은 국내 기업 M&A에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는 또 한 번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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