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엔씨소프트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판교테크노밸리 엔씨 본사 내 지하 강당에는 주총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엔씨소프트의 주주, 관계자, 기자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주총에 참석했다.
"넷마블과의 상호 지분거래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궁여지책이 아니냐", "야구단 인수는 홍보보다는 대표 개인의 취미를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윤송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과연 옳은 결정인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관련 자료를 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넷마블 관련 결정은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엔씨소프트 주주들을 위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경영권 방어와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단은 사회적 가치와 마케팅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영하는 것"이라며 "윤 사장은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고 쓰러져 가는 회사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도 냈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와 개인주주 간 공방을 지켜보던 넥슨 측 대표자인 김정욱 전무는 짧지만 강한 힘을 실은 발언을 내놨다.
김 전무는 "최근 엔씨의 여러 결정에 대해 우려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넷마블과의 협업 결정이 진지한 고민과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결정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마블과의 협업 결정 과정의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자료를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며 "향후 협업의 진행과정과 성과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점과 형식을 통해 정기적으로 알려 달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넥슨은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에 찬성한다"며 "넥슨은 엔씨의 주주인 점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경영참여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엔씨소프트의 4대 주주(지분율 6.88%)인 국민연금은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전날 이번 주총의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관련 결정을 엔씨소프트에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대표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개인주주는 3명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지분 가치는 120억여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반대에도 김 대표의 재선임 안건은 표결을 거쳐 무난히 통과됐다.
주총이 끝난 이후 한경택 넥슨 CFO는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 어필해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이미 많은 개인주주들이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많은 말을 해줬고, 함께 공감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다"며 "제안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2015년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제공=엔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