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꼬마들 우상 '또봇' 영실업, 중국PAG에 팔린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김남이 기자 2015.03.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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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펀드 운용하는 아시아 큰손, 2500억에 국내 1위 완구사 인수

변신로봇 형태의 완구제품인 '또봇'으로 유명한 국내 영실업이 중국계 펀드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이하 PAG)에 2500억원 안팎에 팔린다.



26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영실업의 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헤드랜드캐피털 파트너스(이하 헤드랜드)는 전일 PAG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가격은 2500억원으로 헤드랜드는 투자 2년 만에 1900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단독] 꼬마들 우상 '또봇' 영실업, 중국PAG에 팔린다


PAG는 인수자금 중 13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1200억원은 신디케이션론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신디케이션론은 KDB산업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이 주관사를 맡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하나대투는 각각 절반씩 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영실업은 1980년 김상희 전 대표가 설립한 완구, 캐릭터 제조업체다. 2012년 12월 김 전 대표는 경영권 지분을 헤드랜드에 매각해 손을 뗐다. 당시 헤드랜드는 영실업의 지분 96.5%를 600억원에 사들였다. 해외 PEF가 국내 완구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첫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헤드랜드에 인수된 영실업은 기아자동차를 모델로 만든 변신 로봇인 '또봇'의 대성공으로 급성장했다. 2011년 349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중 또봇이 차지한 비중은 62%(681억원)나 된다. 지난 3년간 또봇의 누적 매출은 1500억원 이상으로 영실업의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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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업은 최근 '바이클론즈'를 선보이며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300억원으로 헤드랜드 인수 당시(2012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영실업은 손오공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영실업의 기업가치가 높아지자 헤드랜드는 지난해부터 자금회수(엑시트)를 결정하고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다. 영실업이 매물로 나오자 또봇의 중국시장 잠재 성장성에 관심을 가진 호니캐피탈과 오리엔트스타캐피탈 등 중국계 자본이 인수후보에 올라 경쟁을 벌였다. 최종적으로는 PAG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PAG는 약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큰 손이다. 국내에는 지난해 사무실을 열었고 최근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건물과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스톤건설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PAG는 영실업의 인수적격 후보에 오른 후 이달 초 실사를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봇 애니메이션이 오는 5월 중국에 방영될 예정이라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며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중국에서의 또봇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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