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이처럼 최근 여성들이 교육 수준에서 남성을 추월하고 있는데 과연 여성들이 투자의 세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지난 달 CNN머니에서는 여성 투자자들의 투자행태에 대한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기사를 다루었다.
피델리티증권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 10명중 8명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조차도 그들의 재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약 77퍼센트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의사와 논의 할 때는 자신감을 가지고 참여하지만 돈과 투자에 대해 논의할 때는 자신감을 보인 여성들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에프론이 그녀의 식탁에서 경험했던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피델리티 개인투자의 회장인 케이씨 머피도 여성들이 이룩한 모든 진보에도 불구하고 재무계획과 관련한 능력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여성들의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가 실제 투자성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놀랍게도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본인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버클리 하스 경영대학 교수인 테렌스 오딘은 남성과 여성들의 주식투자 행동을 연구해왔는데 1990년대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45퍼센트 정도 더 빈번히 거래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남성들의 과신의 탓으로 돌렸는데 실제로 남성들은 더 빈번한 거래로 여성들보다 1퍼센트 포인트 낮은 평균수익을 얻었다.
또한 피델리티증권의 자료에 의하면 여성들은 남성과는 달리 위험한 데이 트레이딩(당일치기)을 하거나 은퇴자금을 완전히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반면에 포트폴리오를 주식, 채권, 그리고 다른 투자대상에 잘 분산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남녀간의 투자태도의 차이는 투자결과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지난 10년동안 남성과 여성들의 수익률 중간값(median)은 각각 7.3퍼센트와 7.4퍼센트였는데 여성들의 포트폴리오 위험도가 훨씬 낮았다. 즉 여성들은 훨씬 더 적은 위험을 안고 동일한 수익을 올린 셈이니 남성들에 비해 이상적인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의외로 여성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를 지양하고 투자의 정석인 분산투자를 추구하게 함으로써 남성들 보다 높은 투자성과를 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너무 공격일변도의 투자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무래도 공격적일수록 실수를 많이 하게 마련이다. 보통 자동차보험에서 25세 이하 남성들의 보험료율이 높은 이유는 이 연령대의 남성 운전자들이 공격적으로 운전하기 쉽고 따라서 실수를 많이 해 그만큼 사고가 나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주식투자에서 결국 최후의 승자는 누가 더 적은 실수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맥락에서 여성들의 주식 투자행태를 되새겨보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할 수 있다.
/사진제공=김재훈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