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아마존' 제트닷컴 CEO 조언 "숫자는 제쳐둬라"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5.03.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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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조언]<13>마크 로어 제트닷컴 CEO

'제2의 아마존' 제트닷컴 CEO 조언 "숫자는 제쳐둬라"


마크 로어(Marc Lore) 제트닷컴(Jet.com) CEO는 2005년 유아용품 전자상거래 사이트 '다이어퍼스닷컴'(Diapers.com)을 창업해 2010년 아마존에 5억5000달러에 매각한 성공한 창업가다.



그가 새롭게 창업한 제트닷컴은 정식 서비스 런칭 전임에도 유명 벤처캐피탈인 베인캐피탈로부터 1억400만 달러(약 1535억원) 규모의 펀딩을 받는 등 '제2의 아마존'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 구글벤처스, 테마섹 등 제트닷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투자사들은 제트의 기업가치를 6억 달러(6720억)로 평가하고 있다.

로어는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인간 계산기'라고 불렸다. 대학에서 통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재무위험관리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하루 종일 스프레드시트(Spread sheet)에 얼굴을 파묻고 통계 모델을 만들고 주식과 채권, 신용파산스왑(CDS·Credit Default Swqps) 등 모든 재무위험의 경우의 수를 분석했다.



로어는 "몇몇 투자는 특별히 위험하고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서로 관계가 없는 이 위험 자산들을 한 데 묶으면(=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숫자는 적어도 이러한 해답을 준다. 하지만 1998년 경제위기 때 어느 재정 모델도 효과가 없었다"며 "이때 나는 '숫자도 속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숫자는 사업적 판단이 불러올 전체적인 그림(결과)은 이야기 해주지 못한다"며 자신의 창업 경험을 풀어냈다.

2005년 로어가 다이어퍼스닷컴을 창업했을 때 그는 로스리더(Loss leader·유통업체들이 원가나 일반 판매가 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는 상품), 즉 미끼상품 전략을 펼쳤다. 로어는 "기저귀를 유통하는 건 이윤이 크게 남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바쁜 부모였던 나는 기저귀를 구비하는 일이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한 지 이해했고 아기 부모들에게 프리미엄 서비스와 빠른 배송으로 기저귀를 판다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높은 마진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로어는 숫자 대신 열정에 기반한 결정들을 내렸다. 다이퍼스닷컴은 '전 미 지역 무료 하루 배송'과 '연중무휴 반품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색색의 상자에 물품을 담아 배송했고 손글씨로 적은 메모를 동봉하기도 했다. 다이퍼스닷컴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고객센터를 운영했고 직원들이 전화를 걸어 온 모든 고객들에게 친절히 응대 하도록 독려했다. 하루는 폭설로 택배업체가 운영을 중단해 고객센터장이 물품을 주문한 아기 엄마에게 직접 제품을 배달하기도 했다.


로어는 "이 같은 고객 서비스는 많은 비용을 발생시켰지만 충성 고객층을 확보 하도록 해줬다"며 "다이어퍼스닷컴은 고객들의 성원으로 더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여러 상품들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갖기 위해 싸우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숫자는 제쳐두고 열정적으로 일하라"며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잊지 못할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줌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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