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년간 1200만명 치른 토익, 응시료만 5000억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5.03.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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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NEAT 실패로 중·고교생 응시 비율 매년 증가세

설 연휴 나흘째인 지난달 21일 취업준비생들이 서울 종로구 Y어학원에서 토익특강을 수강하고 있다. 2015.2.21./뉴스1설 연휴 나흘째인 지난달 21일 취업준비생들이 서울 종로구 Y어학원에서 토익특강을 수강하고 있다. 2015.2.21./뉴스1


대표적인 공인영어시험인 토익(TOEIC)에 응시한 국내 인원이 최근 6년간 1200만명을 돌파하고, 응시료만 무려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의 응시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중·고교생들의 비율은 매년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토익을 대체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쏟아 부은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이 올해 폐지를 앞두고 있어 의존도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10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통해 입수한 '2008~2013년 토익 국내 응시자 및 응시료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총 1219만2319명(복수응시 포함)이 4841억9930만원의 응시료를 냈다.

응시료에 따라 연도별로 보면 △2008년(3만7000원, 189만6972명) 701억8796만원 △2009~2011년(3만9000원, 613만1076명) 2391억1196만원 △2012~2013년(4만2000원, 416만4271명) 1748억원9938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토익 열풍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많지만, 그래도 응시자 규모는 해마다 2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189만6972명이던 응시자는 2009년 193만6379명으로 늘더니 2010년에는 208만4687명으로 첫 200만명대를 넘어섰다.

[단독]6년간 1200만명 치른 토익, 응시료만 5000억
2011년 211만1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2012년 208만5874명, 2013년 207만8397명 등으로 감소세이긴 하나 토익의 위상이 여전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통 취업을 준비하는 연령대인 만 19~29세의 토익 응시자는 감소하는 대신 중·고등학생(만 13~18세)의 증가세는 뚜렷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취업준비생은 2011년 174만561명, 2012년 170만1090명, 2013년 167만7627명으로 꾸준히 줄어들었으나, 10대 학생은 같은 기간 5만2160명, 5만7510명, 6만3739명으로 매해 5000명 이상씩 늘었다.


학생들의 이런 증가세는 교육부가 수 백억원을 투입해 내놓은 NEAT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토익 외에는 딱히 대체할 만한 시험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NEAT 운영비 8억5500만원과 개발비 18억4000만원이 예산안에 아예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아 시행 3년 만에 폐지된다.

결국 교육부의 정책 실패로 수백억 원의 개발비만 낭비하고 퇴출되면서 영어 사교육 시장만 배불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민석 의원은 "NEAT 실패는 시장조사와 활용도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며 "학생들이 토익에 몰리는 등 오히려 영어 사교육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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